[문화초대석] 평양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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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초대석] 평양 아리랑

  • 승인 2005-11-07 00:00
  • 노덕일 한국관악협회 수석부회장노덕일 한국관악협회 수석부회장
아리랑은 우리민족의 대표적인 구전(口傳)민요중의 하나인데, 작사 작곡자도 모르면서 역사적 정설이 없음에도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기본 장단은 세마치이나 지방에 따라 여러 아리랑이 있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대표적인 아리랑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중략)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심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의 가사를 가진 바로 이 두도막형식의 아리랑이다. 비록 가사와 멜로디는 단순하나 우리 민족의 전시대(全時代)의 공간(空間)을 하나로 묶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왜 그럴까? 실체 없이 여러 설이 있지만 어떤 설(說)에 의하면 옛날 중국 동북지방에 거란족이나 여진족들이 고려시대에 귀화하여 이들이 떠나 살아야 했던 고향을 그리워하는 망향의 한이 그들 언어와 우리언어와 결합하여 이렇게 노래 한 것을 우리의 정서와 어우러져 발전 된 것이 아리랑이라고 하는 설이다.

노래의 중심은 3·4악절에 있다. 이 대목은 진정 우리 민족의 정을 잘 나타낸 것이라 할 것이다. 노래의 주인공은 부모 형제 일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 일수도 있다. 그러기에 결코 떠나보내고 싶지 않지만 굳이 떠난다면 십리도 못가서 발병이나 나라. 여기까지는 미움일테지만 그래도 정든사람이기에 멀리가지 못하고 어쩔수 없이 내게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사랑의 미련을 독백처럼 노래한 것이 아리랑이다.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해학과 슬픔, 기쁨과 사랑의 정서가 함축된 것이어서 우리에게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애국가처럼 불리어 지고 있다. 그래서 남·북 단일팀으로 올림픽에 참가한다면 이 노래를 국가처럼 지정하자고 했지 않았던가.

지난 8월부터 10월말까지 북한이 자랑하고 있는 대 집단 체조와 예술(?) 공연인 아리랑 축제가 있었다. 북한 예술이 그러하듯이 조직적이고 기계적인 것을 그들은 예술이라 한다. 카드섹션을 비롯하여 다양한 집단체조 등은 특수한 그들 사회가 아니고서는 엄두도 못 낼 그런 행사이다. 그간 훈련하는 과정에서 통제 등으로 인한 인권참상 정도는 있을 법한데, 그들은 철저하게 조직관리를 하여 관람자들에게 그들 식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 행사에 주민들은 무료 관람이고 1만여명의 우리나라 관광객과 외국인만 15만원씩의 입장료를 받았다고 했는데 우리와 같이 외국인들도 ‘봉’이라고 한다. 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벌이는 이 행사는 북한으로서는 경제적으로 큰 재미를 보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남한 관객들이 이 아리랑을 관람하고 평양의 몇 군데를 돌아보는 1박 2일의 경비가 100만원을 넘는 거액인데도 앞 다투어 관광객이 몰렸다고 했다. 참 묘한 일이다. 이왕 관람하고 돌아온 사람들은 민족만 외치지 말고 그들의 슬픈 재주와 카드섹션 뒤에 숨겨진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는데 일조했으면 좋겠다. 북한은 아리랑을 그들 식대로 참 잘 활용한다. 이것이 북한식 아리랑 예술(?) 축제고 평양 아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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