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서 화재로 인한 위험성은 더더욱 높아지고 소방관서 또한 어느 때보다 더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소방관서에서는 매년 겨울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설정하여 화재예방 분위기 확산에 주력하는 한편, 119를 상징하는 11월 9일을 소방의 날로 정하여 119 희생·봉사 정신을 기리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위한 새로운 다짐의 기회를 갖고 있다.
화재는 구조적인 원인에서 발생하는 것보다는 사소한 무관심이나 부주의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1일 예산의 한 연립주택 베란다에서 보일러 등유가 새어나와 가스라이터를 이용해 확인하려고 하는 순간 라이터 불꽃에 체류되어 있던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한 화재에서 보듯 너무 쉽게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외면한다면 어처구니없는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화재의 경중을 떠나 화재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폐허로 변해버린 삶의 터전에서 오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도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의 소명을 수행하는 한사람으로서 더 큰 책임감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지난 5년간 도내에선 연평균 1400건의 화재로 연간 100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하루에 3.8건의 화재가 발생하는 것으로 우리 주위에서 얼마든지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조금만 방심하면 1972년 대연각 호텔 화재, 1999년 화성 씨랜드 화재와 같은 불행한 일이 언제든지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연말연시에는 들뜬 사회분위기에 편승해 안전수칙을 무시하는 등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지기 쉬운 시기이므로 불특정다수가 출입하는 다중이용업소와 재래시장 등 화재가 발생하면 다수의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화재취약대상에 대한 예방점검과 함께 강도 높은 화재경계활동이 요구된다.
충남 소방안전본부에서는 이 달부터 내년 2월말까지 4개월 동안을 ‘겨울철 안전대책 추진기간’으로 정하였다. 1만여 소방공무원들 및 의용소방대원의 노력만으로는 화재를 예방하고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시민단체는 물론 지역주민 스스로 주변의 화재위험요소와 안전 위해 요인을 점검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
최근 미사일 추진체를 실은 트럭화재로 추진체 일부가 날아가는가 하면, 안전대책 없이 섣부른 공연 진행으로 압사사고가 발생하는 등 허술한 안전대책과 안전불감증이 시나브로 사회를 멍들게 하고 있다.
올 겨울 화재 등 각종 재난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구호가 아닌 생활 속에서의 실천규범이 될 수 있도록 ‘안전의 생활화’가 절실하다. 화재예방은 내 가족의 안전과 내 집의 보호라는 소극적 안전의식보다는 주변과 이웃의 위험요소를 사전에 예방하는 공동체적 관심과 안전의식 함양만이 유일한 길이며, 올 겨울 사고 없이 행복으로 갈 수 있는 하이패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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