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지난 겨울의 일이었다. 홀로 사시는 어른들께서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마을 부녀회에서 온풍기를 선물하였는데 그것이 화근이었다. 1대의 소비전력이 930w 내외로 하루 10시간씩 한달을 사용한다면 사용량은 약 280kwh로 요금은 3만 5700원이다.
기존에 한달 평균 100kwh(5670원)를 사용했다면 총 사용량은 380kwh로 요금은 6만 3220원으로 사용량 대비 요금은 거의 배 가까이 늘어난다. 전기요금의 주택용 누진제 영향 때문이다. 가게 주인은 친절한 설명을, 구입하는 사람은 좀 더 세심한 확인이 필요했다.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가끔 이런 고객들께서 찾아오고 계시다.
올 겨울에는 안 계셨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약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작년부터 급등한 국제유가는 계속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아직은 원자력 발전 덕분에 현재의 전기요금 수준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곧 한계가 다가올 것이다.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는 이러한 우리의 현실을 반영, 합리적인 전기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만든 제도라는 점을 이해해 주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 또한 가끔 온풍기를 켜 놓은 채 잠이 들었다가 문틈 사이로 불어온 바람에 커튼이 온풍기에 닿으면서 불이 붙어 재산상 손실이 발생한 경우도 있다.
조그만 온풍기에서 내뿜는 열기의 위력은 생각보다 상당히 크기 때문에 실내를 금방 건조하게 만들어 화재의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밀폐된 공간에서 켜 놓은 상태로 잠이 들거나 깜빡 잊고 외출한다든지 선이 발에 걸려 넘어지는 경우 산소 부족, 과열 및 이물질 접촉 등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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