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영화] 유령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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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 유령신부

저승 세계의 그녀… 편견을 버려

  • 승인 2005-11-04 00:00
‘유령신부’는 유령을 신부로 맞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다. 행복한 결혼식은 죽은 자들의 잔치가 되고 찬란하게 빛나야 할 신부는 누더기 베일을 쓴 해골이 된다. 게다가 그 와중에 사랑이 있다. 러시아 민담에서 따왔다지만 감독이 맞춰 지은 듯한 이야기다.




영화의 무대는 억눌린 분위기가 만연했던 빅토리아
시대다. 결혼에서 사랑이 배제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시절인지라 몰락한 귀족의 딸과 졸부 생선 장수의 아들은 결혼식 전야에 처음 만난다.

남몰래 사랑의 환상을 품어 왔던 두 남녀는 뜻밖에도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부터다. 빅터는 도무지 외워지지 않는 결혼 서약을 연습하며 숲속을 서성이다 눈에 묻혀 있던 손가락뼈에 실수로 결혼 반지를 끼우게 된다.

바로 그때 유령 신부 에밀리가 부활한다. 그녀에게 끌려간 시체들의 세상은 뜻밖에도 즐거운 곳, 한마디로 춤추고 노래하는 축제의 공간이다. 빅토리아를 생각하면 초조하지만 에밀리의 사연이 워낙 절절해 새신랑은 마음이 심란하다.

그동안 지상에선 사라진 신랑 때문에 소란이 일고 결혼식을 기다리는 빅토리아에겐 또 다른 마수가 뻗쳐 온다. 숨겨진 사연과 음모가 그 후로도 계속된다.

‘유령신부’의 원형은 실수로 시체를 신부로 맞게 된 유대인 사나이에 관한 19세기 러시아 민담이다. 민담에 나오는 남자는 신랑을 기다리고 있는 새색시를 두고 별 의미없이 땅속에서 튀어나온 손가락 뼈에 반지를 끼워주는 바람에, 신성한 언약을 지키라고 다그치는 시체 신부에게 발목을 잡힌다.

괴담같은 이 옛날이야기 뒤에는 끔찍한 역사의 흔적이 스며 있다. 반유대주의가 유럽에 팽배했던 19세기에 무모한 인종주의자들은 유대인의 결혼 행렬을 습격해 다음 세대의 아이를 잉태할 신부를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의복을 입은 채 매장하는 전통에 따라 신부는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지하에 묻혔다고 전해져온 민담과 영화 ‘유령신부’는 어쩌면 그녀들의 혼을 달래기 위한 위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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