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향토사 외면하는 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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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향토사 외면하는 교사들

  • 승인 2005-11-03 00:00
  • 신상구  천안북중 교사신상구 천안북중 교사
천안지역에는 향토 사학자들에 대한 지원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향토 문화와 역사 연구가 단절될 위기에 놓여 있다. 실제로 천안지역의 향토 문화와 역사 연구는 이제까지 고 오세창·민병달(80)·황서규(70)·고 이원표·전병규(72)·김성렬(66)·임명순(58)· 신상구(56)·장성균(56)·이정우(49) 선생 등이 희생적으로 주도해 왔는데, 아직까지 그들의 뒤를 이을만한 40대 이하의 유능한 향토 사학자가 새로 배출되지 않고 있다.

천안지역 사회과 교사라면 누구나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향토 문화와 역사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천안지역 대부분의 사회과 교사들은 교과서만 열심히 가르칠 뿐 향토사 연구를 외면하고 있다.

최근 천안문화원 부설 천안향토사연구소에서 천안 향토사 연구의 맥을 이어나가기 위해 천안시청의 지원 예산을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두 배 증액시킬 계획을 세워 놓고, 천안지역 중·고등학교 사회과 교사들을 연구위원으로 위촉하기 위해 해당 학교에 공문을 보낸 바 있으나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한다.

현직 교사들이 향토 문화와 역사 연구를 외면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 연구(향토사 연구)는 아무리 힘들게 열심히 해 봐야 돈도, 명예도, 권력도 생기지 않고, 승진에 아무런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둘째, 지역 연구(향토사 연구)는 사료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고 선행연구가 거의 없어 현장조사를 하지 않으면 연구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현장조사는 많은 시간과 경비가 소요되고 있고, 조사 과정에서 주민들의 협조를 얻기도 어렵다.

셋째, 피땀 흘려 어렵게 연구를 해 놓아도 발표할 곳이 별로 없고, 운좋게 발표를 한다고 해도 원고료를 전혀 주지 않거나 원고료가 실비에도 훨씬 못 미쳐 연구를 계속하기 힘들다.

넷째로, 중학교 국사과의 경우 연간 배당 시수가 68시간에 불과해 교과서 진도 나가기도 벅차다. 향토사를 수업 시간에 반영할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다. 다행히 요즈음은 사재 시간이 주당 1시간씩 마련되어 있고, 특활 시간이 주당 2시간씩 마련되어 있어 주로 그 시간을 활용해 향토사 연구 결과를 수업시간에 반영하고 있으나, 입시에 부담을 느끼고 항의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있어 그것마저도 실시하기가 어렵다.

다섯째, 초과근무 수당은 시간당 8500원 정도로 노력에 비해 매우 작은 액수이지만, 현직 교사가 지역 사회를 조사·연구하는 데에 아주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일부 교감선생님과 교장선생님이 지역사회 연구(향토사 연구)를 개인의 일로 잘 못 인식하는 바람에 초과근무를 허락해 주지 않아 지역사회를 연구하는 현직 교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여섯째, 향토사 연구를 위해서는 각종 사료를 영역별로 분리해서 정리하고 보존해 놓을만한 별도의 공간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현직 교사들은 그런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리고 해당 학교에 설령 지역사회(향토사) 연구실로 사용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교감선생님과 교장선생님이 지역사회(향토사) 연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고하게 갖지 않는 한 그런 공간을 마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곱째로, 현직 교사가 향토사 연구를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다른 교사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오해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현직 교사들이 향토사 연구를 꺼리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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