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으로 인류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대륙 간 이동이 가능해졌다. 비료의 발명으로 농산물 수확량이 급증하였다. 산업혁명은 인간 활동의 효율을 지수 함수적으로 높였다. 따라서 산업혁명 선도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선진국이 되고, 산업혁명 소외국은 식민지 또는 후진국가로 전락했던 것이다.
산업혁명이 유럽과 미국 그리고 일본을 부강하게 만들던 조선시대,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자. 조선시대 519년 간, 사농공상의 신분차별은 계속된다. 양반 계급인 선비를 양성하던 성균관은 조선시대 초기부터 말기까지 운영되었다. 반면 과학기술자를 양성하는 상공학교는 조선이 망해가는 1899년에야 설립된다.
사실 조선시대에도 우수한 우리 민족은 한글, 거북선, 금속활자 등을 발명한다. 서양 선교사 로드리게스는 1631년(인조9년) 우리나라에 서양문물과 과학지식을 전한다. 분명히 조선시대 우리나라에도 과학기술 입국의 기회는 519년 간 주어졌던 것이다.
그러면 왜 우리나라는 산업혁명에서 소외되었는가? 이는 단적으로 말해 과학기술을 천시하고, 국가인재들이 오로지 양반이 되어 지배계급이 되고자했던 시대 흐름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우리 사회는 최우수학생들이 공부하기 힘들고 보상이 적은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는 IT혁명기에 낙오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작년 2000억달러가 넘는 수출을 달성하였다. 이는 남미 38개국 전체 수출액과 맘먹는 규모이다. 우리나라의 일인당 수출액은 이미 일본과 미국을 앞질렀다.
우리나라는 비산유국이면서도 고유가 시대에 오히려 수출이 더 활발히 이루어진다. 산유국에 핸드폰, 자동차, 유조선, 그리고 화학공장과 고급휘발유를 고가에 수출하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 덕분에 고유가 시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양질의 전기를 풍부하게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미래 원자력기술은 세계에 무공해 수소와 깨끗한 담수를 제공할 것이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가 지금 누리는 풍요는 1960~1980년대 양성된 국가최고급 과학기술엘리트 덕분이다. 향후 100년 이상 계속될 IT혁명 시대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효율에 기반을 둔 세계 경제의 고도성장을 의미한다. 당연히 기술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선택은 당연하다. 국가최고급인재들이 다시 과학기술계로 몰려들게 국가정책이 수립돼야한다. 청소년들은 무엇을 보고 자기의 비전을 설정하는가?
자기의 역할모델인 현재의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진로를 선택한다. 만 불 시대를 창출한 과학 기술인들이 창출한 고도성장의 열매를 현대의 양반계급이 향유하는 지금 구도로는 한국의 미래가 없다. 조선시대 말기의 망국현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민은 진지하게 과학 기술인들의 외침을 경청하여, 과학기술인 최우대정책을 수립 추진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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