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당뇨병 박휘서군(논산) 논산 이중호 기자 |
기초생활수급 생계유지도 벅차
사랑받을 나이에 홀로 병마싸움
돈없어 12살환자가 직접 주사까지
“휘서야 오늘은 놀 수 있어?”, “안돼 못 놀아.”
소아당뇨병을 앓고 있는 논산내동초등학교 5학년 박휘서(12)군은 학교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간다.
친구들은 휘서의 행동에 아무것도 모른 채 같이 놀지 않는다고 토라지기 일쑤다. 하지만 휘서의 마음에는 넓은 운동장에서 축구도 하고 싶고 친구들과 마음껏 달려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또래들 보다 한 뼘 정도 작은 키에 체구도 왜소해 얼핏보면 2∼3학년으로 보이는 휘서.
예쁘장한 얼굴에 여자아이 같은 목소리는 사뭇 깍쟁이 같기도 하다. 그러나 눈물이 맺혀 있는 듯 촉촉한 휘서의 눈에는 병마의 고통과 함께 부모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있다. 휘서는 8년전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는 타 지역에 살고 아빠는 연락이 끊긴지 3년이 넘어 현재 고희를 앞둔 할머니 이옥순(69)씨와 형(18), 세식구가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정부에서 지원되는 쥐꼬리 만한 돈으로는 세식구 생계 유지도 힘겹다.
여기에다 지난 11월 갑자기 찾아온 병마는 어린 휘서와 할머니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든 고통이다. 매달 수십만원씩 들어가는 치료비와 입원이라도 할라치면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할머니 이씨는 “저 이쁘고 어린 것에게 왜 하필 몹쓸 병이 찾아 왔노,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아야지. 어린 것을 두고 어떻게 내가 죽을 수 있겠노.”라며 세상에 대한 하소연을 퍼붓는다.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휘서는 혈당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하루 2차례 맞는 인슐린 주사를 본인이 직접 팔과, 다리, 배 등에 놓는다.
특히 어른들도 맞기 힘든 주사를 어린 휘서가 자기 몸에 놓는 모습은 애처롭기 그지없다.
평소 수학과목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며 각종 대회에서 상장을 휩쓴 휘서는 컴퓨터 게임을 좋아해 프로게이머의 꿈을 갖고 있다.
그러나 병마로 인해 자칫 눈이 더 나빠질 위험이 있어 이 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무향 담임교사는 “영양 상태가 안좋은 데다 병마까지 겹쳐 발육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며 “혈당이 떨어져 수업 도중에 간혹 쓰러지는 때도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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