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50% 삭감 동구청에 항의

“노숙자 죽으란 얘기냐”

대전노숙인대책協, 종합지원 대책 요구


대전노숙인대책협의회는 28일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구청이 올해 4분기 노숙인보호사업 보조금을 갑작스럽게 50%정도나 삭감해 추운 겨울을 앞두고 노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협의회는 “동구는 올해 노숙인지원사업이 중앙에서 일선 구청으로 이양되자 노숙인 쉼터 등에 주는 1/4분기와 2/4분기 보조금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한 뒤 3/4분기에 와서야 뒤늦게 올해 예산기준을 마련하고 4/4분기에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보조금(인건비를 제외한 운영비·급식비·의료비)을 최고 50% 삭감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숙자 1인당 하루급식비가 1200원(끼당 400원), 한달 의료비는 1만5000원, 한달 운영비는 1만9000원으로 줄었다.

쉼터 뿐아니라 겨울철에 하루 100여명이 찾고 있는 노숙인 상담보호센터의 운영비도 월 220만원에서 80만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대책협의회는 “이것이 동구지역 사회복지기관 전체에 해당된다면 모르지만 유독 노숙인보호사업 보조금만 삭감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조속한 시일 안에 삭감한 보조금을 원상회복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특히 “중구의 경우 인건비는 지난해 기준으로 동결됐지만 관리운영비·급식비, 의료비는 5% 인상돼 동구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대전시는 지역 노숙자들을 위한 종합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동구청측은 “각종 복지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려 올해 삭감된 노숙인 보조금은 12월 추경때 확보해 지급하고 내년부터는 보조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전에는 동구지역에 모두 6곳의 노숙자 쉼터(미신고시설 포함)와 노숙인 상담보호센터, 중구지역에 1곳의 쉼터가 각각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 보호시설의 노숙인은 100여명, 거리 노숙인은 70~120여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