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늘 말썽을 피우곤 하던 어느 여학생이 아주 과감하게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등교를 하였다. 담임 선생님과 생활지도부 선생님들이 몹시 화가 나서 그 학생을 지도하게 되었다. 선생님이 교무실로 불러 다그치듯이 묻는다. ‘당장 반성문 쓰고 부모님 오시라고 해’, ‘너는 지난 번에도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가중 처벌이야’, ‘그렇게 머리에만 신경을 쓰고 있으니 성적이 그 모양 아니냐’. 학생은 묵묵부답으로 전혀 반응이 없다. 한참 후 다른 선생님이 상담실로 조용히 불러 대화를 시작한다.
‘머리 하는데 얼마 줬니?’, ‘2만원요’, ‘네 얼굴에는 갈색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예?’, ‘자꾸 독한 염색약을 쓰면 너의 예쁜 눈이 점점 나빠지는 거야’, ‘이번에 처음 해본 거예요’.
한가한 얘기한다고 핀잔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어쩌랴, 우선 말문을 열고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서는 지도가 불가능한 상황이니 말이다.
상담, 나아가 교육도 하나의 기술(Art of Education)이다. 매사 그러하듯이 학생을 지도할 때도 먼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것은 변하는 것이고, 흐르는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는 없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는 학생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그들이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 때문에 방황하고 있는지, 현재 무엇을 가장 두려워하는지를 이해하여 그들과 공감하고 일치하려는 교육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등굣길 마중하기’, ‘다양한 시상제’, ‘칭찬합시다’ 운동 등 일련의 인성지도 프로그램은 복잡하고 어려운 학생 생활지도에 큰 시사점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교공동체 모두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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