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연구소와 대학, 군교육시설, 주요 행정기관들이 있고, 시대별 선사유적들과 서원, 향교, 고택 등의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리고,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처가 될 수 있는 유성온천, 대청호반이 있고 바로 인근에 아름다운 계룡산국립공원이 있다. 또한, 나라를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분들이 모셔있는 대전현충원도 있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국가안보의 두뇌와 국제공항도 있다. 아직도 오랜 전통의 재래식 5일장이 첨단 과학기술의 연구단지나 고속철도와 함께 어우러지는 세월을 넘나드는 멋진 도시이기도 하다.
이렇게 훌륭한 여건을 고루 갖춘 현대도시는 세계에서도 그리 흔하지 않다. 이러한 천혜의 자원들을 잘 융화시키고 발전시켜 특화되고 살기 좋은 세계적인 도시로 키우는 것은 관련 행정기관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의 몫일 것이다. 이러한 대전에 올 때면 마음이 매우 즐겁다. 추억에 잠겨볼 수 있어 즐겁고, 새로운 변화를 보게 되어 즐겁고, 그 연장선상에서 미래를 상상해 보는 것이 아주 즐겁다.
우선, 추억 속 대전의 발전은 바로 우리나라의 역동적 성장의 한 면이기도 하다. 중앙과학관 자리에서 나물 캐던 아낙네들의 모습에서부터 연구단지, 자운대와 계룡대, 정부청사, 대전엑스포 등 수없이 많은 변화가 머리 속에 남아있다. 좋은 추억과는 반대로 IMF 외환위기 때 겪은 과학기술계 인력구조조정은 당시 연구단지의 한 정부출연연구소의 책임자였던 필자에게는 지금도 가슴속에 아픔으로 남아있다.
여하튼, 대전은 계속 변하고 있다. 지난 4년여 동안에도 월드컵경기장, 지하철건설 그리고 유성, 노은지구 등의 화려한 변신에는 그저 경탄할 따름이다. 이렇게 계속되는 발전적인 변화를 보면, 대전이 특화할 수 있는 연구, 교육, 행정 등에서도 도시의 외형적 변화만큼이나 커다란 질적 변화를 이루고 있는지도 매우 궁금하게 된다.
계속되는 변화를 연장시켜 대전의 미래를 상상해 보는 것은 더욱 즐겁다. 연구단지와 여러 대학의 연구실에서 태생중인 새로운 기술들과 학문적 가치들은 분명 우리의 미래를 힘차게 견인할 것이고, 정부청사는 국민들에게 알찬 서비스를 제공할 테고, 연구개발특구는 구호 이상으로 훌륭한 성과를 얻을 것이고, 과학과 행정도시로서의 대전은 시민들에게 쾌적한 환경과 생활의 편이성을 제공할 것이고, 덜 개발된 지역은 또 다른 변화의 놀라움을 줄 것이고, 교육 및 문화시설들의 콘텐츠는 과학도시답게 계속 업그레이드될 것이며, 더 많은 유적과 전통문화가 발굴되어 보전될 테고, 남을 이해하고 이웃을 도와주는 성숙된 시민사회를 이룰 것이고… 머리 속의 상상은 끝이 없다. 물론, 정반대의 우려 섞인 생각도 종종 하게되지만 그래도 상상 속의 밝은 미래가 이루어질 것으로 믿고 싶을 뿐이다.
앞으로 대전이 갖고 있는 수많은 소중한 자산들과 훌륭한 도시 여건들을 서로 연계시키고 융화시켜 대전의 특화된 브랜드로 적극 키워나간다면 대전은 글로벌사회에서 세계적인 도시로 충분히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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