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체육의 중심에서 엘리트 체육의 활성화와 중흥을 주도해온 전국체전이 시간이 흐를수록 프로스포츠 경기에 밀려 참가한 선수들만의 잔치로 전락하고 있어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이번 전국체전에도 수많은 젊은 선수들은 우리가 열광하고 밤잠을 설치며 응원했던 올림픽이나 월드컵의 열기를 되새겨 볼 수 없었다.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경우 관중의 외면으로 인한 허탈감과 박탈감은 더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선수들은 더 나아가 한국 체육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대전시 선수단은 이번 체전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트라이애슬론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했으며, 충남대 육상팀은 전 종목을 석권하는 전무후무한 쾌거를 이루었으며, 한전 배구와 복싱, 역도, 레슬링 등에서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을 올렸다. 물론 당초 예상에 못 미치는 결과로 내일을 기약해야 했던 선수들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스포츠 정신은 체육인 헌장 전문의 ‘체육은 인간을 굳세게 아름답게 쓸모 있게 하는 정화 과정이다’라는 문구를 빌리지 않더라도 진정한 승자는 경기에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참가하여 혼신의 힘을 다하여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는 데 있다.
1등과 꼴찌의 차이가 그야말로 미세한 차이에 불과한 것을 알면서도 대부분 언론들이 금메달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다. 승자와 패자보다는 모든 선수들이 성장하는 과정과 노력이 조명될 수 있도록 각별히 배려하였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우리는 이번 체전을 계기로 부끄럽지 않은 승자와 아름다운 패자가 함께하는 화합의 징검다리를 만들어 모두가 대전체육의 주역으로 거듭태어나 대전체육진흥과 희망의 불을 환하게 밝히는 성화주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특히 지난 체전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개회 시작부터 폐회식에 이르는 동안 끝까지 우리 시 선수단의 필승과 선전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선수들을 응원하고 성원해주신 150만 시민의 뜨거운 애향심은 대전이 한국 최고의 도시, 최고의 시민으로 웅비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케 한 계기가 되었다고 확신한다.
우리에게 이제 남은 것은 이번 체전을 통해 얻은 ‘하면된다’는 자신감과 결속된 시민의 역량과 저력을 발판삼아 대전천의 기적을 창출해 2009년에 대전시에서 열리는 제90회 전국체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지금부터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