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들이 딸랑이 상품을 삼키면서 숨이 막히는 사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영진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신속하게 딸랑이 전 제품에 대한 리콜을 결정하였다. 이러한 즉각적이고 파격적인 리콜을 통하여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회사’라는 평가와 이미지를 얻게 되어 레고사는 다음해부터 다시 흑자로 돌아 섰다. 즉,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킨 윤리경영 의식의 도입 결과라 하겠다. 반면에 일본의 유업회사인 유키지루시는 2000년 이 회사 우유를 마신 소비자들이 집단 식중독을 일으키자 회사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행정 당국의 잘못된 대응으로 사건을 몰고 가려다 ‘부도덕한 기업’으로 낙인 찍혀 파산 직전까지 가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두 사례를 볼 때 윤리경영은 기업의 생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고 하겠다.
2004년도에 산업자원부가 산업정책연구원에 의뢰하여 실시한 주요기업의 윤리경영 실태조사에 의하면 윤리강령 또는 행동준칙을 보유한 기업은 88.3%에 달해 높은 수준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실질적인 윤리경영이 필요할 때이다. 얼마 전 프랑스의 대표적인 방위산업체인 탈레스의 전 사장이 사담 후세인 체제에 거액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면서 상거래 때 뇌물제공이 불가피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한국을 지목하였다. 탈레스가 “시장에서 배제되지 않으려면 뇌물을 주는 방법 이외에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며 뇌물 제공이 불가피한 곳으로 아프리카, 한국, 그리스, 이탈리아를 들었다고 한다. 오늘날 아무리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회사라 하더라도 윤리경영에서 뜻밖의 사고를 당하면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수 십년 동안 쌓아 온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국 윤리경영을 성실히 수행하는 기업은 긍정적 이미지 구축에 따라 판매와 수익 증가, 기업가치 상승은 물론 경쟁력 향상도 도모 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시장의 신뢰에 의해 기업의 존립이 크게 좌우되는 현 시점에서 윤리경영은 신뢰 형성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장기적 투자의 관점으로 다루어져야한다. 윤리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물론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예컨대 회계투명성 확보를 위한 외부감사 비용, 윤리경영 시스템 구축비용 등 상당한 자원이 투입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을 이제는 단순 소모성 비용으로 생각하여서는 안 되며 하나의 투자로 생각하여야 한다.
과거에 기업은 주로 이익 창출, 주주 이익의 극대화에 중점을 두고 성과를 평가하였으나 이제는 내부의 이해관계자뿐만 아니라 외부의 이해관계자인 협력업체, 고객, 지역사회, 국제사회 등에 윤리경영을 확산하지 않으면 안 될 때이다. 기업이 계속기업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윤리경영을 제일의 덕목으로 삼지 않으면 안 될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전 세계에서 매출액 1위 기업이며 미국의 대표적인 소매유통업인 월마트는 전 직원에게 소비자의 신뢰를 종교처럼 강조한다고 한다.
그 만큼 소비자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기업의 사활을 결정하는 주요 관건이 되고 있다. 사원들이 그들의 회사가 윤리경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회사를 떠나지 않을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6배나 높다고 한다. 그러나 상사의 의사결정을 불신하고 소속회사의 기업 활동에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 5명중 4명은 곧 직장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윤리경영의 핵심은 실천에 있으며 외부 사회의 감시와 평가도 또한 필요하다. 그러나 윤리경영이 또 다른 규제나 제도가 되어서는 안 되고 기업 스스로 추진하고 실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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