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에세이] 글로벌시대와 윤리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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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에세이] 글로벌시대와 윤리경영

  • 승인 2005-10-25 00:00
  • 김남면 대전보건대 디지털마케팅과 교수김남면 대전보건대 디지털마케팅과 교수
글로벌시대의 최고경영자가 가져야 할 덕목 중의 하나는 윤리경영이라고 생각된다. 오늘날 기업은 더욱 국제사회와 시장의 요구에 맞추어 긴밀하게 움직여야 생존할 수 있으며 부도덕한 기업은 시장에서 자동적으로 퇴출되어 가는 시대이므로 윤리경영을 생명과 같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1998년 덴마크의 완구제조업체인 레고사는 인기 절정에 있던 유아용 장난감 ‘딸랑이’에 심각한 안전상의 결함이 발견되어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유아들이 딸랑이 상품을 삼키면서 숨이 막히는 사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영진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신속하게 딸랑이 전 제품에 대한 리콜을 결정하였다. 이러한 즉각적이고 파격적인 리콜을 통하여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회사’라는 평가와 이미지를 얻게 되어 레고사는 다음해부터 다시 흑자로 돌아 섰다. 즉,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킨 윤리경영 의식의 도입 결과라 하겠다. 반면에 일본의 유업회사인 유키지루시는 2000년 이 회사 우유를 마신 소비자들이 집단 식중독을 일으키자 회사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행정 당국의 잘못된 대응으로 사건을 몰고 가려다 ‘부도덕한 기업’으로 낙인 찍혀 파산 직전까지 가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두 사례를 볼 때 윤리경영은 기업의 생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고 하겠다.

2004년도에 산업자원부가 산업정책연구원에 의뢰하여 실시한 주요기업의 윤리경영 실태조사에 의하면 윤리강령 또는 행동준칙을 보유한 기업은 88.3%에 달해 높은 수준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실질적인 윤리경영이 필요할 때이다. 얼마 전 프랑스의 대표적인 방위산업체인 탈레스의 전 사장이 사담 후세인 체제에 거액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면서 상거래 때 뇌물제공이 불가피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한국을 지목하였다. 탈레스가 “시장에서 배제되지 않으려면 뇌물을 주는 방법 이외에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며 뇌물 제공이 불가피한 곳으로 아프리카, 한국, 그리스, 이탈리아를 들었다고 한다. 오늘날 아무리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회사라 하더라도 윤리경영에서 뜻밖의 사고를 당하면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수 십년 동안 쌓아 온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국 윤리경영을 성실히 수행하는 기업은 긍정적 이미지 구축에 따라 판매와 수익 증가, 기업가치 상승은 물론 경쟁력 향상도 도모 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시장의 신뢰에 의해 기업의 존립이 크게 좌우되는 현 시점에서 윤리경영은 신뢰 형성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장기적 투자의 관점으로 다루어져야한다. 윤리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물론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예컨대 회계투명성 확보를 위한 외부감사 비용, 윤리경영 시스템 구축비용 등 상당한 자원이 투입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을 이제는 단순 소모성 비용으로 생각하여서는 안 되며 하나의 투자로 생각하여야 한다.

과거에 기업은 주로 이익 창출, 주주 이익의 극대화에 중점을 두고 성과를 평가하였으나 이제는 내부의 이해관계자뿐만 아니라 외부의 이해관계자인 협력업체, 고객, 지역사회, 국제사회 등에 윤리경영을 확산하지 않으면 안 될 때이다. 기업이 계속기업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윤리경영을 제일의 덕목으로 삼지 않으면 안 될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전 세계에서 매출액 1위 기업이며 미국의 대표적인 소매유통업인 월마트는 전 직원에게 소비자의 신뢰를 종교처럼 강조한다고 한다.

그 만큼 소비자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기업의 사활을 결정하는 주요 관건이 되고 있다. 사원들이 그들의 회사가 윤리경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회사를 떠나지 않을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6배나 높다고 한다. 그러나 상사의 의사결정을 불신하고 소속회사의 기업 활동에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 5명중 4명은 곧 직장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윤리경영의 핵심은 실천에 있으며 외부 사회의 감시와 평가도 또한 필요하다. 그러나 윤리경영이 또 다른 규제나 제도가 되어서는 안 되고 기업 스스로 추진하고 실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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