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문화예술의 문제는 생산적 차원에서만 접근하여 왔다. 그러나 문화예술도 생산-소비의 구조를 갖는 상품이다. 아무리 좋은 공연이라도 소비자(애호가)가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사장되는 것이다. 생산만 해 놓으면 소비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예술단체들은 생산에 노력하는데, 수용이 되지 않는다고 푸념한다. 그들은 문화예술의 향유구조를 생산으로만 단순화시킨다. 동일한 질의 다른 상품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홍보-마케팅했느냐에 따라 소비가 달라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생산자인 예술가들은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과거와 달리 근래 시립예술단의 공연은 수준 높은 공연으로 인식되고 있지 않은가? 이는 브랜드화와 애호가의 인식구조 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공연예술의 생산과 수용에는 공연예술가와 애호가 외에 공연예술의 생산에서 수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 개입하여 공연을 기획, 지휘, 감독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예술경영이다. 전통적 개념하에서의 공연구조에서는 중요시되지 않던 분야이지만, 경영체계에 의해 공연의 성패가 좌우되면서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물론 과거에도 악단의 행정, 기획을 담당했던 요원이 있었지만, 그들은 단순 행정사무의 역할을 했고, 기획에 관여하여 일의 경우에도 포스터, 팸플릿 제작, 우편발송, 보도자료발송 등의 작업이 전부였다. 곧 체계적인 의미의 기획, 홍보, 마케팅의 개념으로 일을 한 경우는 드물었다.
필자는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지역 민간 공연단체의 초청을 위한 심의를 한 적이 있는데, 공연기획서를 심의한 결과 기획의도가 불분명하고 홍보, 마케팅, 공연진행계획이 체계적이지 않은 단체가 상당수 있었다. 지역의 상당수 음악단체들은 연주만 할줄 알았지, 공연을 기획하고 관리 할 줄은 모르는 것이었다. 그 악단 중에는 기획이 체계적이지 않아, 뛰어난 연주력으로 좋은 공연을 제작하고도 홍보-마케팅의 한계로 공연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곳도 있다. 대전음악사회의 민간공연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여러 문제들이 개선되어야 하겠지만, 공연단체와 공연에 대한 경영학적 마인드의 실천적 인식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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