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임무는 지역 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고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봉사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경찰업무보다 더 막중한 책임을 가진 직업은 아마 없을 것이다. 범죄와 안전에 관한 문제는 단순히 정부의 기능이라든지 경찰의 기능이라고 정의를 내리던 이른바 전통적인 경찰활동시대는 지나갔다고 본다. 대신 우리 이웃의 범죄 문제와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경찰과 지역사회와 각 시민들이 함께 해결해야 하는 이른바 지역사회 경찰활동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금번 60주년을 맞는 우리 경찰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일제 식민치하의 탄압경찰이 남긴 별로 좋지 않은 슬픈 유산을 가진 채 건국경찰과 구국경찰 그리고 호국경찰로 이어져 왔다. 이들은 그야말로 지난 반세기 동안 치안유지와 국가 수호, 시위진압, 민생안정 등 시대적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주어진 사명을 묵묵히 충실하게 수행해 왔던 게 사실이다. 또한 8·15 광복 직후에는 치안 질서 유지와 6·25전쟁 때는 국가 수호를, 유신시절과 민주화의 이행기에는 사회 안정을, 민주화 이후에는 민생의 치안 등 어려운 근무여건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불평 없이 혼신의 노력을 다 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찰은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신뢰는커녕 불신을 받아온 게 사실이고 정치적 역할에도 여러 문제가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환갑을 맞이하는 21일 ‘경찰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 경찰관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지 한번쯤 걱정도 해보아야 할 것이다. 대체로 이들은 수면시간이 평균 6시간 내외라고 한다. 이는 결코 건강한 체력을 항상 유지하여야 하는 수면시간이 아니라고 본다. 더 나아가 이들은 신체적인 증상이기보다는 정신적인 건강 증상에서 더욱 큰 고통이 따른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우리나라 경찰관들이 직무가 다른 직종에 비해 신체적인 면은 물론 스트레스를 크게 유발한다고 보는 것이다.
경찰관이란 곧 자기 희생정신으로 국민들의 생명과 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의 평온을 위해 일반 통치권에 의거하여 법을 집행하며 사회 공공질서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평화를 수호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국가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직종의 공무원들에 비해 낮은 처우를 받는 것 또한 현실이다.
21세기를 맞은 환갑나이의 우리 경찰도 이제는 새로운 위상 정립으로 국제화와 개방화, 지방화에 따른 치안의 환경이 급속한 변화를 가져오는데 따른 격무의 시달림이 얼마나 큰가를 우리 국민들은 알아야 할 때인 것 같다. 선진국일수록 경찰의 권위가 엄격히 보장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경찰의 공권력이 확립되면 될수록 그에 따른 국민의 자유와 권익이 더 잘 보호된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요즘 경찰관들의 사기가 떨어진 하나의 이유가 그들이 보상(대우)받고 있는 빈약한 처우와 열악한 근무여건임을 잘 알고 있는 게 또한 현실이다.
이제 우리 국민들도 엄정한 공권력을 존중하고 정부차원에서도 현실적으로 이들의 좀 더 나은 처우개선을 해준다면 스스로 민중의 지팡이다운 긍지와 사명감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구국의 경찰과 민생치안의 경찰로서 더욱더 매진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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