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한국외교와 국가이념 그리고 국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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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한국외교와 국가이념 그리고 국운

  • 승인 2005-10-20 01:42
  • 김상태 한남대 행정정책대학원장김상태 한남대 행정정책대학원장
싱가포르 이광요 총리가 필리핀과 한국의 반미운동에 관해 언급한 적이 있다. 그는 만약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과 일본이 전쟁에서 승리했다면 아시아 상황이 어떻게 되었을까하고 되물었다. 독일과 일본이 세계대전에서 승리해 전 세계를 좌지우지할 패권국가 내지는 패권연합국가가 되었을 경우 아시아 여러 국가들의 정치-경제-사회 상황들이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고 예견할 수 있다.

그 근거는 일본 군국주의 하에서의 우리 한국과 한국민들이 겪었던 상황에 비춰보면 알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상황은 그야말로 암흑과 같았다. 모든 정치제도와 행위는 억압과 말살되었으며, 경제는 수탈경제로 피폐화되었으며, 문화는 왜곡과 말살로 뒤틀려 졌으며, 인권은 무자비하게 억압되었다. 희망이 없는 국가와 사회로 전락한 것이다.

또한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이 한반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많았다. 때때로 군사력도 주둔하고 했는 데, 절대 우리를 존경하고 우대하지는 않았다. 대국으로서 소국을 얕잡아보고, 때로는 대대적으로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근래 여러 크고 작은 사건으로--여중생 사건, 환경문제, 폭격훈련 등--반미감정이 높아졌으며, 여러 시위를 통한 우리사회의 대응은 바람직한 점이 많다고 본다. 이런 식으로라도 우리주장을 밝히며 따질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로 인해 미국정부 및 미국민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하여 한·미동맹과 한·미외교관계에 심각한 균열을 야기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과거 수십년에 걸쳐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을 했다. 60년대의 저개발국가에서 80년대 이후 중진국 수준으로 올라섰다. 지금, 우리 경제력은 세계 12∼15위 수준으로 그야말로 한국민은 큰 성과를 올렸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 선진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이 만약 동남아시아나 남미 또는 아프리카에 위치한다면, 우리는 지역강국으로서 안보 위협없이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위치한 동북아시아는 그야말로 세계에서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하는 국가들이 포진하고 있는 지역이다. 여기에서 우리의 국력으로 정치·경제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가 쉽지 않다. 동북아시아에서 강국역할을 하려면 또 한번의 경제재도약이 요구된다.

우리주변의 강대국들은 대부분 양의 탈을 쓰고 있지만, 사실은 거친 불곰, 늑대, 호랑이 등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

미국이 모든 면에서 좋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주변국들에 비해서 비교적 우호적이며 너그럽다는 것이다.
지금 북핵해결과정에서 외교적으로 우리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문제해결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첨단 정보, 첨단 군사기술, 높은 지식수준들을 다양한 협력체제에 바탕을 둬 빨리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강정구교수 발언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정부와 사회가 안보-경제낙관론에 지나치게 빠져 외교-동맹관계, 경제전략, 정치이념정립 등에 문제가 발생하여 한반도에 정치·안보공백이 생기면 주변의 다른 강대국들이 탈을 벗고 맹렬히 달려들 수 있다. 강대국과의 외교문제부터 전략적이며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고, 다음으로는 정치적 이념문제-주적(主敵)문제를 확립하며 이를 바탕으로 경제문제를 포함한 크고 작은 문제를 풀어나가면 국운(國運)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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