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남의 자리에 앉은 사람은 뭐야?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종교칼럼] 남의 자리에 앉은 사람은 뭐야?

  • 승인 2005-10-19 00:00
  • 김정수 대전 평화방송 신부김정수 대전 평화방송 신부
사람은 생명이 시작하면서 자기 자리를 갖고 있기 마련이다. 어머니 태중이 나의 첫 번째 자리였다. 세상에 태어나서는 엄마 품과 가정의 자리에서 성장하게 되고 조금 걸어 다니면 이제 집 밖에도 나가서 친구들을 사귀면서 동네 놀이터도 자연 내 자리로 주어지고 동무들도 내 곁에 또한 나도 동무 곁에서 자리를 만들어 삶의 역사를 꾸며가고 더 성장하여 학교에서의 자리, 직업을 갖고 직장에서의 자리가 주어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지난 13일에 서울 출장을 갈일이 있어서 오후 1시57분 대전출발 서울행 고속기차를 타는 과정에서 내자리는 3호차 5A였다. 내자리에 가서 앉으려고 하니 어느 점잖고 키가 큰 사람이 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말을 할까하다가 미루고 객차 통로의자에 앉아 검표 요원에게 도움을 청하여 내자리를 물어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통로의자에 앉아서 있다가 검표원이 15분 쯤 후에 오기에 내 표를 건네고 자리확인을 부탁했다. 검표원이 가서 내 자리에 앉은 손님에게 말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검표원이 손님의 짐과 가방을 들고 앞쪽으로 자리가 붙어있는 자리로 이동을 하고서 나에게 자리를 안내하여 주었다.

분명 기차표 예약때 자기자리를 지정해 주는데도 남의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무엇하는 사람이며 자기 자리를 놔두고 남의 자리에 앉아 행복을 꿈꾸는 것일까? 이번은 자리를 찾아주는 검표 요원이 자기 소임을 충실하게 수행하여 승객에게 자리를 찾아주었다면 억울하게 자기도 모르게 자기자리를 빼앗긴 사람들의 자리는 시청이나 도청,국가행정기관이 노력하여 자리를 찾아주어야 할것이다.

내가 홍콩에 있는 여 중학교 ‘탁징 중혹’을 방문하였는데 학생이 복도에서 팔을 들고 눈물을 흘리면서 벌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그 학생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손님이 왔는데도 창피한 기색없이 벌의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나는 거기서 ‘우리나라 같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잠겼다. 벌의 자리를 피한다든지 벌을 덜 받는다든지 꾀를 부리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서 참으로 정직하게 벌을 받고 그 자리에 있는 학생이 더 부러웠다. 자기 자리에 앉을 줄 아는 사람이 우리사회에는 필요하다. 그 자리가 타인에게 천하다고 여겨져도 그 자리를 성실히 지키는 사람은 받아 주는 사회로 가는 것이 바로 우리가 걸어가야 할 사회라고 보기 때문이다. 성경에도 작은 일에 충실한 사람에게 더 큰일 자리를 주실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또 자리 말이 나왔으니 말이다.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은 1등 2등 칸이 따로 있다. 출퇴근 시간은 많은 이가 지하철을 이용하기에 복잡하다. 그래도 1등칸은 자리가 빌 때가 있다. 그런데 내가 보았는데 어느 순간에 1등 칸에 한 흑인이 2등칸 표로 승차한 것이 발견되어 검표원이 이 분을 차에서 내리게 하고 연행을 하였다.

말인즉 이 분은 프랑스 법대로 엄한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사회는 법이 있고 약속이 되었는데 도 약속과 법이 잘 이행되어지지 않는 실정을 많이 본다. 매스컴에서 자주 등장되는 자동차 주차 자리로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지도자님들, 국회의원, 장관, 기관 지위관들이 주차를 도로상에 또는 주차 불가 지역에 하고서 말썽 부리고 국회 회의중에는 멱살잡고, 싸우고, 소리치고, 그것도 자기자리를 떠나려는 행동이길 바라지만 본인은 나도 할 만큼 했다고 보여주시는 것이라면 어찌 판단을 해야 할까?

여하튼 이제는 자기자리에 잘 앉을 수 있는 시민사회, 남의 자리에 앉아서 남에게 피 주는 사람들이 없길 바라면서 ‘자리’에 관한 말을 마치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