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지난 13일에 서울 출장을 갈일이 있어서 오후 1시57분 대전출발 서울행 고속기차를 타는 과정에서 내자리는 3호차 5A였다. 내자리에 가서 앉으려고 하니 어느 점잖고 키가 큰 사람이 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말을 할까하다가 미루고 객차 통로의자에 앉아 검표 요원에게 도움을 청하여 내자리를 물어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통로의자에 앉아서 있다가 검표원이 15분 쯤 후에 오기에 내 표를 건네고 자리확인을 부탁했다. 검표원이 가서 내 자리에 앉은 손님에게 말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검표원이 손님의 짐과 가방을 들고 앞쪽으로 자리가 붙어있는 자리로 이동을 하고서 나에게 자리를 안내하여 주었다.
분명 기차표 예약때 자기자리를 지정해 주는데도 남의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무엇하는 사람이며 자기 자리를 놔두고 남의 자리에 앉아 행복을 꿈꾸는 것일까? 이번은 자리를 찾아주는 검표 요원이 자기 소임을 충실하게 수행하여 승객에게 자리를 찾아주었다면 억울하게 자기도 모르게 자기자리를 빼앗긴 사람들의 자리는 시청이나 도청,국가행정기관이 노력하여 자리를 찾아주어야 할것이다.
내가 홍콩에 있는 여 중학교 ‘탁징 중혹’을 방문하였는데 학생이 복도에서 팔을 들고 눈물을 흘리면서 벌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그 학생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손님이 왔는데도 창피한 기색없이 벌의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나는 거기서 ‘우리나라 같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잠겼다. 벌의 자리를 피한다든지 벌을 덜 받는다든지 꾀를 부리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서 참으로 정직하게 벌을 받고 그 자리에 있는 학생이 더 부러웠다. 자기 자리에 앉을 줄 아는 사람이 우리사회에는 필요하다. 그 자리가 타인에게 천하다고 여겨져도 그 자리를 성실히 지키는 사람은 받아 주는 사회로 가는 것이 바로 우리가 걸어가야 할 사회라고 보기 때문이다. 성경에도 작은 일에 충실한 사람에게 더 큰일 자리를 주실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또 자리 말이 나왔으니 말이다.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은 1등 2등 칸이 따로 있다. 출퇴근 시간은 많은 이가 지하철을 이용하기에 복잡하다. 그래도 1등칸은 자리가 빌 때가 있다. 그런데 내가 보았는데 어느 순간에 1등 칸에 한 흑인이 2등칸 표로 승차한 것이 발견되어 검표원이 이 분을 차에서 내리게 하고 연행을 하였다.
말인즉 이 분은 프랑스 법대로 엄한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사회는 법이 있고 약속이 되었는데 도 약속과 법이 잘 이행되어지지 않는 실정을 많이 본다. 매스컴에서 자주 등장되는 자동차 주차 자리로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지도자님들, 국회의원, 장관, 기관 지위관들이 주차를 도로상에 또는 주차 불가 지역에 하고서 말썽 부리고 국회 회의중에는 멱살잡고, 싸우고, 소리치고, 그것도 자기자리를 떠나려는 행동이길 바라지만 본인은 나도 할 만큼 했다고 보여주시는 것이라면 어찌 판단을 해야 할까?
여하튼 이제는 자기자리에 잘 앉을 수 있는 시민사회, 남의 자리에 앉아서 남에게 피 주는 사람들이 없길 바라면서 ‘자리’에 관한 말을 마치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