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과학관에서 가을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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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 과학관에서 가을을 즐기자

  • 승인 2005-10-18 00:00
  • 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기술사연구실장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기술사연구실장
가을이 오면 옛 추억에 잠기거나 자신을 자주 되돌아보게 된다. 그러면서 앞으로 할제(미래)에 대한 그림도 그려 본다. 쪽빛 하늘과 붉은 단풍의 어우러짐이 더욱 정취를 느끼게 한다. 때로는 무엇이 저렇게 푸른 하늘과 붉은 단풍을 자아낼까 생각에 잠기면 종교·철학적 정서에 못지않게 물리·화학적인 과학사고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 들게 된다. 독서의 계절과 사색의 계절인 가을이 책에서 얻은 지식이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과학의 계절로 거듭나게 된다. 과학은 자연현상에 대한 탐구이면서 설명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과학관에서 가을을 즐겨보자. 과학관에 오면 하늘은 왜 푸를까? 단풍은 왜 붉게 물들까? 하는 의문들을 쉽게 풀어 갈 수 있다. 가을의 오묘함이 과학으로 변신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의 오묘함은 푸른 하늘과 붉은 단풍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구와 우주 속으로 팽창해 들어간다. 먼 우주로부터 온 운석과 달암석이 있는가 하면 수억 년의 나이를 가진 여러 가지 화석에서 우리의 존재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우주속에서 우리 선조들이 자연과 어우러진 생활속에서 고민하고 발명하여 쓰다 남긴 겨레과학유산 속에서 우리가 지나온 옛 추억을 되돌아 볼 수 있으며,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꿈과 학습동기를 찾아 낼 수 있다. 또한 BTㆍNT·IT 등 요즈음 첨단과학기술의 화두가 되고 있는 모든 분야들에 뛰어들어 과학의 사회적 발달과정과 그 영향력을 조감하면서 앞날을 설계하는 마음도 다질 수 있다.

한편 이 가을에 과학관에 로봇이 몰려온다. 로봇의 예술세계가 10월 18일부터 11월 20일까지 34일간 특별전으로 펼쳐진다. 로봇은 복제인간을 그 목표로 한다. 약 700만 년 전에 지구상에 탄생하여 이제까지 삶을 영위하고 있는 생물인간의 진화가 기계 인간의 진화를 예견해 주기도 한다. 기계인간을 대하는 우리 생물인간들의 성취감과 불안감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생물인간이 추구하는 기계와 기계가 추구하는 생물인간은 과연 공존할 수 있을 것인가? 생물인간과 기계인간의 진화의 시작과 끝은 어떠할 것인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종교·철학적 성찰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기계적 조작에 대한 창의력과 각 부품이 어우러지는 예술성을 탐구하면서 과학적 호기심과 예술적 창조성, 종교·철학적 성찰 등 다양한 접근 방법과 학습동기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 가을을 과학축제의 마당으로 이끌게 되는 사이언스 데이(Science day)가 오는 22일, 23일 이틀간 펼쳐진다. 이곳에 오면 과학실험을 통한 원리학습뿐만 아니라 사이언스 패션쇼나 과학만화·영화주제가, 노래자랑, 게임, 개인기 등 과학문화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 아울러 역사의 광장과 잔디밭, 성두산 자연학습장에는 우리 들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해시계를 비롯한 조선시대 천체관측기기들이 있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겨레과학유산들이 주변의 오색 단풍들과 어울려 더욱 정취를 더하고 있다. 들로 산으로 단풍구경을 가는 것도 좋지만 지식생산의 중심지이며 과학문화의 전당인 과학관에서 지나온 날들을 성찰하고 더 좋은 할제(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도 이 가을에 마음을 살지우는 뜻 깊은 일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 과학관으로 가을을 즐기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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