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과학관에서 가을을 즐겨보자. 과학관에 오면 하늘은 왜 푸를까? 단풍은 왜 붉게 물들까? 하는 의문들을 쉽게 풀어 갈 수 있다. 가을의 오묘함이 과학으로 변신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의 오묘함은 푸른 하늘과 붉은 단풍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구와 우주 속으로 팽창해 들어간다. 먼 우주로부터 온 운석과 달암석이 있는가 하면 수억 년의 나이를 가진 여러 가지 화석에서 우리의 존재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우주속에서 우리 선조들이 자연과 어우러진 생활속에서 고민하고 발명하여 쓰다 남긴 겨레과학유산 속에서 우리가 지나온 옛 추억을 되돌아 볼 수 있으며,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꿈과 학습동기를 찾아 낼 수 있다. 또한 BTㆍNT·IT 등 요즈음 첨단과학기술의 화두가 되고 있는 모든 분야들에 뛰어들어 과학의 사회적 발달과정과 그 영향력을 조감하면서 앞날을 설계하는 마음도 다질 수 있다.
한편 이 가을에 과학관에 로봇이 몰려온다. 로봇의 예술세계가 10월 18일부터 11월 20일까지 34일간 특별전으로 펼쳐진다. 로봇은 복제인간을 그 목표로 한다. 약 700만 년 전에 지구상에 탄생하여 이제까지 삶을 영위하고 있는 생물인간의 진화가 기계 인간의 진화를 예견해 주기도 한다. 기계인간을 대하는 우리 생물인간들의 성취감과 불안감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생물인간이 추구하는 기계와 기계가 추구하는 생물인간은 과연 공존할 수 있을 것인가? 생물인간과 기계인간의 진화의 시작과 끝은 어떠할 것인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종교·철학적 성찰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기계적 조작에 대한 창의력과 각 부품이 어우러지는 예술성을 탐구하면서 과학적 호기심과 예술적 창조성, 종교·철학적 성찰 등 다양한 접근 방법과 학습동기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 가을을 과학축제의 마당으로 이끌게 되는 사이언스 데이(Science day)가 오는 22일, 23일 이틀간 펼쳐진다. 이곳에 오면 과학실험을 통한 원리학습뿐만 아니라 사이언스 패션쇼나 과학만화·영화주제가, 노래자랑, 게임, 개인기 등 과학문화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 아울러 역사의 광장과 잔디밭, 성두산 자연학습장에는 우리 들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해시계를 비롯한 조선시대 천체관측기기들이 있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겨레과학유산들이 주변의 오색 단풍들과 어울려 더욱 정취를 더하고 있다. 들로 산으로 단풍구경을 가는 것도 좋지만 지식생산의 중심지이며 과학문화의 전당인 과학관에서 지나온 날들을 성찰하고 더 좋은 할제(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도 이 가을에 마음을 살지우는 뜻 깊은 일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 과학관으로 가을을 즐기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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