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노래에 왕족들이 깨어나다

사랑 노래에 왕족들이 깨어나다

‘서동요’ 촬영지 백제 고도 부여

  • 승인 2005-10-14 00:00
  • 유지영 기자유지영 기자
“선화공주님은(善花公主主隱)/ 남몰래 사귀어 두고(他密只嫁良置古)/ 맛동 도련님을(薯童房乙)/ 밤에 몰래 안고 간다(夜矣卯乙抱遺去如)” -서동요-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전깃줄 하나 보이지 않는
사람손이 안탄 곳
이땅에 국경과 신분을 초월한
서동과 선화공주 이야기가
산골짜기 꼭꼭 숨은
세트장에서 피어난다



가을이 짙어지고 있다. 저만치 가고 있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해보고 싶다면 이번 주말엔 마음먹고 차를 몰아보는 것은 어떨까. 꽉 막힌 도심 속에서 일상이 분주했다면, 주말엔 부산스럽지 않고 고요하면서도 가을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곳으로 운전대를 돌려보자.

목적지는 대전과 충남 어디에서든 1시간여 달리면 도착할 수 있는 부여. 발길 닿는 곳곳마다 백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부여로 ‘백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부여는 백제의 왕도로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고장으로 군내 곳곳에 유적과 유물이 산재해 있다.

최근 TV 드라마 ‘서동요’가 전파를 타면서 드라마 세트장이 부여의 새로운 관광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서동요’는 최초의 백제역사 드라마로 백제의 선진제도, 권력투쟁의 승리자가 아닌 최고경영자로서 왕의 이야기를 극화한 작품이다.

부여는 6대 왕 123년간 백제의 왕도로서 백제 천년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가 전해
오는 곳으로, 이번 서동요 드라마 제작에도 큰 의미가 있다.

부여군 충화면 가화저수지 1만여평에 마련된 서동요 오픈세트장은 백제의 수준 높은 과학기술연구소로 태학사가 들어서고 지붕을 너와로 올린 하늘재 마을, 백제왕궁, 왕궁 마을, 공방 등이 고증을 통해 반영구적 건축방식으로 건립돼 가화저수지 풍광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충화면 가화리 일대는 백마강변의 부소산 낙화암을 빼닮은 풍경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으며,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그 흔한 전깃줄 하나 보이지 않는, 사람 손이 덜 탄 곳이다. 때문에 이곳이 세트장으로 낙점됐다고.
국경과 신분을 초월한 백제의 서동과 신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는 삼국유사에 전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4구체 향가인 ‘서동요’에서 비롯됐다.

서동은 신라 제26대 진평왕의 셋째딸인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이하고자 신라의 수도 경주에서 서동을 따르던 아이들에게 마를 나누어 주며 자신이 지은 노래를 부르게 해 선화공주를 대궐에서 쫓겨나게 했으며, 결국은 국적과 신분을 뛰어넘어 결혼을 했다.

최근 드라마에 등장하고 있는 신라 하늘재 마을에서 바라보는 잔잔한 호수와 탁 트인 자연 풍광은 감탄이 절로 날 정도.

산골짜기에 숨은 세트장이 고색창연한 모습을 드러낸다.
드라마가 시작되면서 오픈 세트장에는 휴일에는 1만5000여명, 평일에도 1000여명 이상의 관광객의 발길이 오가는 부여 관광 명소가 됐다.

주변 가볼만한 곳

●궁남지 - 우리나라 최초 인공연못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연못인 궁남지는 백제 무왕이 왕궁의 남쪽 정원에 만든 못이다. 궁남지는 백제시대 무왕의 아명인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 전해오는 곳이다.

궁남지 부근에는 2001년부터 각종 야생화와 10여종의 연꽃이 2만5000여평의 습지에 심
어져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부여군은 이곳을 서동공원으로 명명하고 사랑의 테마공원으로 개발해 연꽃과 사랑을 주제로 매년 7~8월 부여서동연꽃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관람 30~50분 소요. 무료 입장. 041-830-2523



●부소산. 부소산성 - 부여 8경과의 만남

낙화암에서부터 고란사, 삼충사, 군창지, 영일루, 사자루 등 많은 문화유산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 부소산이다. 백마강변 부여읍내에 자리하고 있는 부소산은 해발 106m의 야산으로 2시간여 답사 코스로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적당하다.

고란사의 은은한 종소리, 노을진 부소산에 내리는 안개비, 낙화암에서 애달프게 우는 소쩍새, 백마강에 고요히 잠긴 달빛 등 부여 팔경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041-830-2523



●구드래 일원 - 부여 대표 음식점 많아

백마강과 부소산에 인접한 구드래는 백제시대에 사비도성을 출입하는 선박의 선착장이었던 큰 나루터였다. 현재는 백마강 유람선의 선착장이 고란사에서 구드래나루, 수북정까지 운행한다.

구드래 주변에는 부여를 대표하는 음식점들이 많이 있다. 백마강 유람선 일반 2500~7000원, 어린이 1400~3500원.



●국립부여박물관 - 백제를 알고싶다면 꼭~

백제를 더 알고 싶다면 금성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국립부여박물관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백제권에 흩어진 백제의 문화재, 유물 1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1만9800여평 규모에 선사실, 역사실, 불교미술실 등 4개의 전시실과 야외 유물전시장을 마련하고 있다. 백제를 대표하는 유물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와 금동미륵보살반가상(국보 제83호) 등이 박물관 주요 유물이다. 관람 1시간 소요. 일반 400원, 어린이 무료. 041-833-8562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서울)천안IC→천안·논산고속도로→서논산IC→부여읍→홍산면→촬영장 (부산)비룡IC→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서대전IC→논산→부여읍→홍산면→촬영장 서해안고속도로:서천IC→홍산면→촬영장→부여읍
호남고속도로:서대전IC(연무대IC)→논산→부여읍→홍산면→촬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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