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유성구도 이달 21일부터 23일까지 ‘유성건강페스티벌’을 개최하기 때문이다. 물론 여러 가지 면에서 사고가 난 지역축제와는 다르다. 수만 명이 운집하는 대형공연행사가 없고 행사장의 접근에 있어서도 혼잡은 없다. 내실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축제 특성상 차분한 분위기 가운데 조용한 멋의 음미와 질서 있는 참여·체험이 전체적인 흐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10년이 넘게 축적된 축제 노하우와 수준 높은 자원봉사요원들, 해병전우회 및 응급조치 요원 배치, 지역경찰과의 유기적 협조체제가 구축되어 있으며 어느 지역축제보다 우수한 안전제일의 축제로 계획되어 있음도 그 이유이다.
그러나 세상이치가 방심은 금물이다. 한비자의 유료편(喩老篇)에 제궤의혈(堤潰蟻穴)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큰 방죽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는 뜻으로, 사소한 결함이라도 곧 손을 쓰지 않으면 큰 재앙을 당하게 된다는 가르침이다. 그동안 매일매일 축제준비상황을 확인하고 독려하면서 무엇보다도 안전제일 축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행사주관 단체와 관련자 및 직원들에게 각별한 주문을 해왔다. 하지만 압사사고를 보면서 전보다 더 피부에 와 닫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고 완벽한 대책마련의 매진을 각오하게 되었다.
지역축제는 위축된 경제상황에서 지역에서 가지고 있는 한정된 자원으로 다양한 효과를 가져온다. 지역의 이미지 제고와 자긍심 고취, 독특한 지역문화상품의 부가가치창출, 지역문화의 발굴 보존에도 크게 기여한다. 그러나 아무리 큰 효과와 기능을 한다할지라도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여 사고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기대됐던 그 효과와 기능은 물거품이 되고, 오히려 회복하기 어려운 지역이미지와 자긍심 실추의 독이 되며 지역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한다.
앞으로 2주가 지나면 청정유성의 중심인 유성온천 문화거리(온천장 주변)에서 3일간 유성건강페스티벌이 개최된다. 건강제일에 안전제일의 수준 높은 지역축제로 평가받는 행사가 되도록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다. 진행자와 참가자, 제3자의 입장에서 치밀한 안전 위험요소를 찾아내고 함께 해소할 것이다.
아울러 다음 준비상황보고회에서는 제궤의혈(堤潰蟻穴)이란 고사성어 외에도 밤새워 온몸으로 제방을 막아 마을을 구한 네덜란드 소년의 이야기로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심어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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