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노인자살 급증… 사회적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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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칼럼] 노인자살 급증… 사회적 관심을

  • 승인 2005-10-06 00:00
  • 전채근 대전첨단산업진흥재단 본부장전채근 대전첨단산업진흥재단 본부장
자살(suicide)은 ‘자기살인’ 즉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를 의미한다. 우리사회에서는 그동안 노년기의 자살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으나 최근의 사회적 상황은 적극적 대응책을 요구하고 있어 경로의 달 10월을 맞아 우리사회와 가정에서 노인의 역할과 위상을 강화시킬 사회인식 변화가 요구된다.

노년기에는 역할상실과 경제적 어려움, 신체적 및 정신적 장애와 질병 등으로 인하여 자살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통계에 의하면 2004년 한 해 동안 자살한 61세 이상노인은 4220명으로 2000년 2329명보다 1.8배 이상 늘었다. 전체 자살자수 중 노인비율은 1999년 19.4%, 2001년 24.6%, 2003년 28.9%로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1위라는 불명예를 우리에게 안겨 줬다.

노인자살과 관련한 경향을 보면, 남성노인이 여성노인보다 자살률이 높고(66% 대 34%), 75세 이상의 고령자일수록 자살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혼자 사는 노인(독거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자살률이 세 배나 높은 결과를 보여 요즈음 증가하는 추세인 부모세대와 자식세대의 별거상황도 노인의 자살과 관련된 변수임을 시사하고 있다. 노인의 자살생각에 관한 한 연구에 의하면, 노인들 중 43%는 자살에 대해 한번 쯤 생각해 본적이 있으며, 4%정도는 구체적 방법까지 생각해 본 것으로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 2004년 전체 인구의 8.7%가 65세 이상의 노인이고 20여년 뒤에는 23.1%로 초 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폐허의 한국을 경제규모 11위권으로 올려놓은 1960~1980년대 근대화의 주역들은 고령을 이유로 뒷전으로 밀려났다. 핵가족화와 세대교체의 희생양이 된 이들은 지금 ‘질병과 고독’에 고통스러워하고 있지만 미래는 더 어둡다. 보건복지부의 노인생활실태조사에 의하면 노후를 위해 경제적 준비를 했다는 노인은 전체노인인구의 28%에 불과했고, 90% 정도는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이들을 돕는 사회적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는 한 안타깝게도 노인의 자살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노인자살에 대한 체계적 연구는 물론 자살예방을 위한 사회적 지지 프로그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노인의 전화, 생명의 전화, 노인학대예방센터 등에서 관련 업무를 보고 있으나 노인자살을 예방하고 감소하는 데 도움을 줄 전문기관과 전문가 양성이 더욱 필요하고, 자살예방교육과 국가적인 자살예방프로그램, 지역사회단위의 자살예방기구 등 지원시스템 확립 및 정비가 시급하다.

사회 구성원 각자가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노인관련 사회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며, 노인의 소득보장, 건강보호, 사회적 지지체계를 강화하고 교육과 홍보활동을 통해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생명이란 이 우주와 같이 소중한 것이다. 그 생명을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 온 우주와 바꿀 수 없는 생명을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철학적 측면을 강조하면서 우리 모두 전쟁과 가난 속에서 자신보다 후세를 위해 헌신한 세대인 어르신들의 역할과 위상을 강화시킬 사회인식 변화를 모색해보는 경로의 달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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