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화 회장 |
한남대학교 수화동아리 ‘돋을볕’을 만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돋을볕’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수화로 노래하는 선배들의 멋진 모습에 반해서였다. ‘낯설고 생소한 ‘수화’라는 것이 저렇게 멋있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그렇게 멋진 겉모습에 반했지만, 그런 겉모습만으로 보기엔 ‘돋을볕’안에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있었다. 한 달에 두 번, 사회복지법인 ‘천성원’에 있는 ‘평강의 집’과 ‘정화원’에 봉사를 다니면서 나에겐 많은 친구들이 생겼다. 비록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눈빛으로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환한 웃음으로 대답해주는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나의 친구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을 돕는 것을 ‘봉사’라고 부른다. 하지만, 우리가 친구들을 돕거나 가족들을 도울 때는 아무도 그것을 ‘봉사’라고 부르지 않는다. 우리가 한 달에 두 번 만나는 그들은 이미 우리의 친구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을 만나러 가는 것을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화’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국어를 배우고, 외국인이 자국어를 배우듯, ‘수화’ 역시 지구상에 존재하는 하나의 아름다운 언어일 뿐이다. 우리들이 ‘수화’를 할 수 있을 때, 농아인들은 더 이상 장애인이 아닌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수화’를 할 수 있을 때 우리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나는 건강하기 때문에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야겠다는 그런 생각 보다는 그들의 친구로 한걸음 다가가는 것, 이것이 돋을볕을 만난 후 우리들의 변화된 마음가짐이다.
나는 지금 최고의 행운을 거머쥐고 있다. 이 행운을 그저 ‘운’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함께하는 ‘행복’으로 만들어가고 싶다. 그것은 우리의 마음가짐 안에 있는 작은 변화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