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무더위도 물러가고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걸 보면 가을은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것 같다. 보통 추석 무렵이 되면 햇곡식이 많이 나와 햇과일과 햅쌀 등으로 추석을 지내는데 올해는 추석이 빨라서인지 이제야 본격적으로 가을 곡식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로 하늘은 더욱 파랗게 높이 보이고 말이 살이 찐다는 계절인데, 말만 살이 찌는게 아니라 먹거리가 풍성해짐으로써 사람도 살이 찌는 계절이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로 먹거리들이 풍성해짐으로써 여름철에 무더위로 인해 떨어졌던 기력과 식욕을 보충할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가을의 청명한 날씨는 운동하기에 그야말로 좋은 시기이며, 풍성한 먹거리는 영양을 보충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만들어준다. 또 가을의 체력 및 영양의 보충은 겨울을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결실의 계절에 풍성한 먹거리로 인해 비만이 된다면 이 또한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가을하면 높고 파란하늘, 오색의 과일, 벼 익는 황금빛 들판, 단풍지는 붉은 산등이 떠오르지만 또 한편으로 밤낮의 기온차로 인한 감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감기는 예로부터 백병의 근원이 된다고 했다. 감기는 인체의 기혈이 허약해지면 인체의 정기(正氣)가 사기(邪氣)를 이기지 못해서 걸리게 되므로 평소에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인체의 정기를 북돋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 가을은 한의학에서 양명조금(陽明燥金)에 속하여 건조한 계절이다. 습도가 낮고 건조해지면 피부의 신진대사가 줄어들어 피부의 수분과 진액이 부족하게 되어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고, 이로 인해 각질이나 가려움증이 나타나기 쉽다. 그러므로 물을 많이 섭취하고 실내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가습기를 사용하여 습도를 높여줄 필요가 있다. 목욕후에는 로션이나 오일 등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가을은 언제나 풍성한 먹거리 만큼이나 마음도 풍성해지는 계절이다. 이런 풍성함도 나의 건강이 있어야 최대한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 맑은 가을 하늘처럼 건강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또 어려울 때를 미리 대비해야 하듯이 가을철의 건강관리가 겨울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우리도 미리 준비를 하자. 이번 주말에는 우리 모두 근교의 산에 올라 파란 하늘을 보며 마음속의 응어리들을 모두 털어버리고 건강도 챙기는 것은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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