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요즘 국정감사에서 쏟아져 나오는 국회의원의 ‘말’에는 이것이 과연 국정감사에서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들 때가 많다. 국정감사를 받는 기관의 업무에 대한 꼼꼼한 지적과 잘못된 부분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국회의원이 소속된 정당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비판을 위한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 아직도 국정감사의 취지를 모르는 국회의원이 많은 것 같아 자질을 의심하게도 된다.
국정감사를 행하는 기간 동안 모든 언론이 집중되어 있고 또 국정감사를 통해서 일약 ‘스타’로 등극(?)하는 국회의원이 나온 과거의 사례를 보아서인지 몇몇 국회의원들은 감사의 내용보다는 질타성 발언으로 피감 기관을 몰아붙이기에 급급한 것도 종종 보게 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정감사를 나온 국회의원들은 마치 사법기관에서 피의자를 심문하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피감기관에도 문제는 있다. 부실한 자료를 제출하고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대하여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급급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고도 아무런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는 사태도 일어나고 있다. 그야말로 한쪽에서는 추궁과 질책으로, 다른 한쪽에서는 피하고 숨기는 모습이 국정감사의 일반화된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또한 국정감사가 끝난 후 물론 피감기관의 관계자들과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 동안의 오해와 갈등을 푼다는 의미에서 같이 자리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취지의 회식이 술잔이 오가고 또 그 과정에서 불미스런 모습으로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누가 누구를 어떻게 했고, 또 그것이 정치적인 음모고 자신은 결백하다는, 그러면서 자신과는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피하고 답하는 공방을 벌이는 모습은 본래의 국정감사의 의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인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국회가 행하는 국정감사는 단순히 국회의원과 피감기관만의 행사가 아니다. 국정감사를 바라보는 국민은 국회의원의 눈과 입을 통해서 자신이 낸 세금이 어떻게 쓰여지고 있고, 또 그를 통해서 자신에게 국가의 정책과 행정이 어떻게 반영되고 나타나는 가를 관찰하는 셈이다. 그래서 국정감사 기간 동안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따라서 국정감사를 행하는 국회의원들에게 국민은 격려도 보내고 또 질타도 하는 것이고, 아울러 피감기관이 제출하는 각종 자료와 답변을 통해서 그동안 행정과 정책이 어떻게 수행되었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국정감사를 하는 국회의원도, 국정감사를 받는 행정부 공무원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정기적인 감사를 통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국세가 쓰여지는가를 서로가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방적인 비판, 대안 없는 비판이 가져온 폐단을 과거 우리 정치를 통해 국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국정감사인가를 국정감사를 행하는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국정감사를 받는 행정부의 모든 공무원들도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할 것이다. 국정감사는 매년 있는 1회성 행사가 아니라 바로 국민에게 행정이 어떻게 시행되었고 또한 국가의 정책이 어떻게 집행되었는지를 알리는 과정이고 기회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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