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주유는 누구를 원망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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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주유는 누구를 원망하는가’

  • 승인 2005-10-01 00:00
  • 김선화 천안시 쌍용동김선화 천안시 쌍용동
삼국지를 보면 오나라의 손권을 보좌하여 종횡무진으로 이름을 날렸던 유명한 장수 주유가 나온다. 주유는 뛰어난 지략과 용맹성으로 촉나라의 제갈공명과 함께 적벽강에서 조조군을 무찔러 그 유명한 ‘적벽대전’을 승리로 이끈 인물이다.

이후 주유는 상승세를 타야 했지만 제갈공명의 계책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데, 이때 그는 “하늘이 주유를 있게 하고 왜 또 제갈공명을 낳으셨는가”라고 한탄을 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불과 3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역사는 가정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만일 주유가 젊은 나이로 죽지 않았다면 삼국지의 흐름이 바뀌었을 것이라고 한다.

최근 국가 백년대계라고 하는 ‘호남고속철도’의 분기역 선정을 놓고 충남도에서 평가 과정과 내용, 환경성문제 등 여러가지 납득키 어려운 점을 들어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에 해명과 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나서자, 이웃 충북도의 일부 인사가 마치 “충북이 잘나가니까 충남에서 다리걸기 한다”는 식으로 말을 하고 있다.

충남도가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결코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이 충북 오송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아니다. 분기역은 천안일수도 있고, 오송일수도 있으며 대전이 될 수도 있다. 다만 그것이 누구든지 공감하도록 합리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행정수도가 어디로 결정되도록 지원해줬으니 그 대신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은 어디여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올바른 국가정책 결정이 아니고 나눠먹기에 불과할 따름이다.

우리는 가진 자원도 빈약하고, 땅의 크기도 작다. “땅의 크기에서 밀린다면 생각의 크기로 맞서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조그마한 지역에 얽매이지 말고 국가전체를 생각하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미래를 대비하는 전략을 가져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충남도가 제기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과연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결정이었느냐 그리고 수요자를 제대로 고려했느냐 하는 것이다. 이같은 점들이 분명하고도 투명하게 해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해 납득할 수 있도록 하게 해달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주유는 제갈공명보다 뛰어난 지략과 용맹성을 지녔지만 자기보다 앞서는 제갈공명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자기만이 해야 하고 자기만이 앞서가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제갈공명이라는 인재를 스스로 멀리하게 되고 제갈공명이 승리할 때마다 화가 치밀어 결국 화병을 얻어 죽게 된 것이다.

누가 누구를 견제하고, 누가 누구에게 방해공작을 펴고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말로 세상의 눈을 호도하려 해서는 안된다. 이 땅에 사는 사람 중에 애향심이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진정으로 고향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한다면 어줍잖은 언변으로 지역을 이간질 하는 듯한 말을 삼가는 것이 도리다.

끝으로, 건설교통부에도 당부하고 싶다. 지역간 갈등을 야기하고 화합을 저해하는 비겁한 짓을 하지 말고 떳떳하고 투명하게 자료를 공개하여 이해 당사자를 설득하는데 적극 나서라는 것이다. 정책결정은 그것이 이루어졌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결정 후에 이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 정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행정의 대도(大道)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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