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4년 한남대 졸업후 한밭도서관 사서로 당당한 독신 생활을 즐기고 있는 변옥진씨. |
한밭도서관에서 사서로 근무하고 있는 변옥진(여·35)씨. 지난 94년 한남대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한 그녀는 자신의 말 대로 청춘을 책 속에 묻었다.
그도 그럴것이 24살 꽃 다운 나이에 시작한 사서직이 10년을 훌쩍 넘겨 이제는 중고참급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녀는 “한 눈에 뿅 가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이지 절대로 독신주의는 아니다”라고 항변한다.
언제든 인연이 나타나면 결혼을 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때가 되면 반드시 결혼을 해야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한다. 그녀는 “결혼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혼자사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것처럼 편견을 버리고 서로 다른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사회가 정착됐으면 좋겠다”며 “괜한 오해를 받는 것이 힘들다”고 털어 놓는다.
몇 년전부터 그녀는 가까운 지인들이 “결혼 안 할 거냐”고 물으면 진지한 표정으로 “네” 하고 대답한다고 말한다.
물어본 사람을 더 멋쩍게 만드는 그녀만의 상황모면 터득법인 셈이다. 이쯤 되면 상대방은 당황해하며 화제를 돌린다고.
아직 한국 사회에서는 나이가 차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식의 정형화된 삶을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녀를 결혼시켜야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기에 결혼에 대한 압력이 거셀 수밖에 없다.
더욱이 결혼과 가족의 관념에서 자유로운 젊은 세대는 이를 사생활 침해나 지나친 간섭으로 여기면서 부모 세대와 종종 갈등을 빚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님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모든 일을 알아서 하도록’ 배려를 해주신다고 한다.
그녀는 “한 외국인에게 '결혼했느냐'고 물었더니 ‘아직 안했지만 행복하다’고 대답하더라”며 “결혼하든 안 하든 자신이 행복하면 되는 것이지 남의 말에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요즘 그녀는 건강에 부쩍 신경을 쓴다. 야채나 과일 등을 일부러 챙겨 먹을 정도다. 경북 김천이 고향인지라 대학때부터 지금껏 혼자 생활하다 보니 건강을 챙겨줄 사람이 없었고 이제부터는 준비를 해야되기 때문이란다.
“미래가 확실하지 않아 건강과 재정문제 등 차근차근 대비를 해놔야 한다”는 그녀의 말 속에 자신감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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