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우리 결혼 할까요

올가을… 우리 결혼 할까요

  • 승인 2005-09-30 00:00
  • 김덕기 기자  / 사진=박갑순 기자김덕기 기자 / 사진=박갑순 기자
울긋불긋 단풍에 싱글족 가슴 설레고
수확의 계절 ‘사랑의 결실’ 맺어볼까




누군가 기다려지는 가을입니다.
가을이 되니 결혼을 앞둔 선남선녀들의 발길이 바빠지는 군요. 결혼식 준비 체크하랴, 여행준비하랴 정신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23일 대전 대흥동의 한 웨딩스튜디오에서 만난 장문석(30·대전시 선화동)·윤민영(28·대전시 월평동) 커플(사진)도 예외는 아니랍니다. 다음달 22일에 결혼하는 이들 커플은 사랑의 감정을 억누를 수 없는 듯 결혼 기념사진 촬영 내내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이 무척 정겹게 보이더군요. 결혼을 앞둔 즐거움에 마냥 싱글벙글하는 표정이 그렇게 좋아 보일 수 없었습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장씨가 피아노 교습을 하고 있는 아내 될 윤씨를 만난 건 지난 8월이었다는 군요. 절을 다니면서 알게 된 양가 어머니들이 주선해 줘 맞선을 봤다는 데 만날 때마다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을 감당할 수 없어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하네요.

그동안 수 없이 맞선을 보아 온 두 사람이지만 정작 부모님이 마련해 준 이번 맞선 장소엔 왠지 나가기가 싫었다는군요. 마지못해 간 자리가 두사람 모두 서로 평생 배우자를 찾게 된 인연의 장이 됐다지 뭡니까. 이들 커플의 만남을 듣다보면 분명 인연은 있는 것 같습니다.

장씨와 윤씨는 세자녀를 갖기로 미래계획도 세웠고 죽을 때까지 서로 사랑하며 아기자기하게 살기로 굳게 언약했다는 군요. 연애결혼을 더 선호하는 젊은이들의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할 때 부모의 소개로 중매결혼하게 된 느낌을 물었더니 장씨는“이혼을 많이 하는 추세이다보니 오히려 부모의 주선으로 인연을 맺은 게 부부사이는 물론 양측 집안의 유대의 끈을 더욱 공고히 해 줄 것으로 예상돼 좋다”고 말하네요.

싱글족으로 살아 온 자영업자 김정수(39·대전시 문화동)씨도 요즘 결혼을 마음먹고 데이트에 열중이랍니다. 싱글족의 자유를 만끽하며 살아 온 김씨가 결혼을 결심한 데는 이유가 있더군요. 결혼한 친구집에서 네살배기 둘째 아이가 재롱부리는 모습을 보니 그렇게 예뻐 보일 수 가 없었다지 뭐예요.

‘결혼합시다’와 ‘결혼은 미친 짓이다’등 TV와 영화 등에 나타난 상반된 제목을 보노라면 머리속이 잠시 혼란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이들은 결혼은 분명 아름답고 신성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전문가들은 이렇게도 말하지요. 결혼은 ‘단골만들기’라고.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 단골이 된다는 의미랍니다. 하지만 하찮은 감정싸움으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고도 정작 당사자는 자기가 상처를 입혔다는 것조차 모르고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고 착각하며 살아간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단골에 대한 고마움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시간의 흐름에 비례해 고마움은 희석되고 귀찮은 존재, 잔소리하는 존재로 인식돼 싸움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결혼을 앞 둔 선남선녀 여러분!
결혼은 사랑받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또한 결혼 후에도 상대방을 바꾸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달라지도록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산을 붉게 물들이기 시작한 가을 단풍을 보노라면 세상이 형형색색으로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자 이번 가을에는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을 맺어 결혼에 골인해 볼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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