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신당인사들의 동상이몽

▲ 송명학 편집국 부국장

신당 추진의 한 줄기인 뉴라이트 포럼이 자민련의 통합을 위해 중재자 역할을 자청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대전에서만 350여 회원을 확보한 뉴라이트 포럼이 자민련과의 통합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이 통합주장을 하고 나선데는 지난 심포지엄에서 고건 전총리의 참석으로부터 촉발됐다는 후문이다.

지난 심포지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신당 내부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는 듯 하다. 고건 전총리가 참석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고 전총리에게만 초점이 맞춰졌을 뿐 전국정당으로서 신당의 정체성을 확인시키는데는 부족했다는 것이 내부 평가인 모양이다. 당이 창당도 하기전에 차기 대권의 유력주자인 고 전총리의 전위부대 정도로 비춰지고 심대평지사가 주창하는 분권형정당, 전국정당이 온데간데 없어진다는 것은 심각한 전략의 부재가 아닐 수 없다.

뉴라이트 포럼측은 그간 이인제 의원과 교감을 나눴고 자민련이 주장해온 선통합후 창당을 신당에게 요구한다는 복안을 세워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이처럼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충청도라도 지키자는 보다 현실적인 판단에 근거한 듯 하다. 어차피 지역구도의 한계를 인정한다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충청지역 담장이라도 확실히 치고 대권창출은 대선때 다시 논의하자는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요구하고 있는 듯 하다.

지금 충청도의 정치지형은 한나라당의 상승세가 완연하다. 천안, 아산등 서북부를 중심으로 한 한나라당의 상승세가 꾸준히 남하해 신행정수도가 들어설 연기 공주에서 걸려있는 상태다. 대전은 어떤가. 열린우리당이 여전히 버티고 있고 불모지나 다름없던 이곳에 한나라당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내년 지방선거를 장담할 수 없다. 뉴라이트 포럼측은 이같은 위협적인 정치지형도 감안한 듯 하다.

하지만 신당측의 한쪽에서는 이같은 요구에 여전히 냉담한 것 같다. 신당창당은 예정대로 추진되고 자민련과의 통합에 대해서는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자민련과의 통합은 심대평지사의 창당명분에도 맞지 않고 세 확산이란 실리에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괜히 쓸데없는 제안으로 분란만 일으킨다고 오히려 불쾌감을 표명하고 있다. 그 사람들은 한나라당으로 가기위해 명분을 쌓는 사람들이라고 비난까지 퍼붓고 있다.

신당의 중심에는 충심회, 새정모, 뉴라이트포럼, 심사모라는 크게 4갈래의 모임들이 있다. 신당이 창당되면 결국 이들을 주축으로 판이 짜여질 수 밖에 없다. 들리는 얘기로는 지금 신당내부에서는 이들의 신경전이 한창이다. 한쪽에서는 자민련과의 통합을 중재하겠다고 나서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가당치도 않다는 반응이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한술 더 떠 ‘범충청통합하나로 연대’라는 조직을 새로 만들어 세 확산을 시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신당을 지켜보는 충청인들은 무엇이 실체고 참모습인 지 어리둥절 할 뿐이다. 당이 창당도 되기전에 이렇듯 내부 조직간에 균열이 생기고 자리다툼으로 비춰지고 있으니 어떤 참여인사의 ‘답답할 뿐이다’는 자조섞인 말에 공감이 간다. 단기필마로 혼신의 힘을 쏟는 심지사의 분권형 정당, 전국정당화를 위해 똘똘뭉쳐도 힘이 부칠 판에 이는 아랑곳도 않고 차기 지사나 시장자리를 놓고 자리싸움이라니 가당치도 않다. 충청인이 그렇게도 우스운가. 내년 선거때 또 충청인을 들먹거리겠지만 이래가지고선 어림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