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는 각 연구기관들이 어떻게 일반 대중과 만날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이 발전하여 지식의 양이 방대하게 늘어나고 그 내용이 전문화될수록, 과학기술이 사회와 만나는 접점을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출연(연)이 전문화된 연구성과를 가지고 ‘과학 대중화’라는 새로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노력과 방법들을 모색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첫째, 출연연이 먼저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즉 공공기관으로서 연구성과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책임감을 인식하고 스스로를 개방하고자 할 때, 청소년과 시민들도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대덕연구단지 내 한 연구기관의 담장 허물기는 물리적인 벽뿐만 아니라 마음의 벽을 허물고 연구기관 스스로 일반 대중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서기 위한 좋은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일반 대중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와 통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각 출연연은 적극적으로 연구성과에 대한 홍보물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지역주민을 초청하여 견학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대중강연회 등을 개최할 수 있다. 또한 타 연구기관, 학교, 기업, 지역사회, 언론 등을 통해 연구성과를 제공하고 연계를 강화함으로써 일반 대중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셋째, 다양한 과학문화 콘텐츠를 개발하여 제공하는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전문용어나 정량적인 연구성과 자체를 그대로 일반인에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성과물을 가지고 ‘과학대중강연, 연구실 개방 프로그램, 과학체험활동, 과학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과학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연구내용과 그 성과를 일반 대중에게 제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에 대해 사회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내용에 대한 설명을 통해 청소년이나 일반인이 연구자체를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꿈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지금 당장의 관심은 곧 사라지고 말 것이다.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가 난치병 치료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앞으로의 생명공학 연구에 대해 각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처럼,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연구자와 일반인이 함께 고민하고 미래사회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을 때, 진정한 과학 대중화라는 목표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과학기술 연구활동에 대한 사회적인 무관심을 관심과 호응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각 출연연은 과학대중화 활동을 단순히 연구기관의 생색내기로만 활용할 것이 아니라, 청소년과 일반 시민의 과학기술연구활동에 대한 이해 제고와 인식 전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지역사회 주민들로부터 우리 지역의 중요한 연구기관, 자랑스러운 출연연으로 인식되고, 이것이 국가 전체로 확산되어 전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출연연으로 거듭날 때, 국가과학기술 발전의 진정한 토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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