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집창촌’ 갈수록 성업

성매매특별법 1년 <하> 신종 성매매 속수무책

▲ 23일 성매매특별법 시행 1년을 맞아 대전여민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문화의거리에서 ‘성매매없는 대전 만들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민희 기자

다운로드족, P2P방식 음란물 접속
개인거래 단속어려워 청소년 노출
‘인터넷 性장사 근절’ 특별법 과제

성매매 특별법 이후 집창촌이 된서리를 맞으면서 대신 ‘인터넷 집창촌’이 번창하고 있다. 최근 가장 활개를 치는 것은 개인정보공유시스템 P2P(Peer to Peer). 이것을 막지 못하면 성매매 특별법의 제정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인터넷 성매매 실태=현재 국내에는 개발된 P2P 프로그램만도 수십여 개. 인기 높은 몇몇 사이트는 하루 접속자만 수십만명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P2P만 입력해도 관련 사이트만 100여개 이상 떠오른다.

문제의 심각성은 불법음란물의 창구 역할을 해온 P2P가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성매매의 홍보에 활용되고 있는 점. 이곳을 통해 개인이 제공하는 음란물에는 휴대전화번호는 물론 성매매 여성의 누드나 요금이 구체적으로 공개되는 사례도 빈발하다.

시험 삼아 몇 곳에 이메일을 보내자 20∼30분 이내로 실소비자(?)임을 확인하려는 듯 휴대전화번호를 요구하고는 요금과 만날 장소가 지정된 답신이 왔다. 전화가 연결된 매매춘여성은 “숙박업소를 이용할 경우 요금은 15만원”이라며 교외로 나갈 경우 추가요금을 요구했다.

대전 중부경찰서가 23일 적발한 청소년 성매매 역시 인터넷 P2P가 이용돼 33명의 공무원, 기업대표 등이 한꺼번에 적발되기도 했다. 스팸메일은 이제 고전적인 방법이 됐다.

대학원생 L씨(29겞?는 “굳이 집창촌에 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손쉽게 성매매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집창촌이 사라지는 것은 단속도 있겠지만 인터넷 P2P영향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 수단’ 대책 필요 = P2P는 극단적으로 모든 데이터를 관리하고 전송하는 서버가 없다. 개인컴퓨터 자체가 서버이고 동시에 다운받는 시스템. 개인사이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알 수 없다. IP추적조차 어렵다. 일부 사이트는 회원가입절차 없이도 이용이 가능하다.

때문에 메신저 등을 통한 성매매 유혹에 이어 ‘온라인의 상품선전과 오프라인의 성매매’ 수단으로 P2P가 자연스레 확산되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인터넷으로 음란물 유포나 스팸메일 발송은 처벌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P2P 등을 통한 성매매 유도는 현장 확보가 어려워 수사에 무리가 따른다”며 난색을 표했다. P2P를 통한 성매매는 찾기도 어렵지만 적발해도 증거확보 자체가 어렵기 때문.

때문에 집창촌을 벗어나 성매매 여성들이 안마시술소, 휴게텔을 거쳐 인터넷으로 대거 몰리지만 모두 현장 적발이 어려운 탓에 단속이 쉽지 않다. 여기에 중고교를 중퇴하거나 가출한 청소년들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확산일로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성매매’를 제대로 근절시키지 못하면 성매매 특별법의 효과는 거두기 어렵다며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전 여성청소년 상담소 관계자는 “최근 불법복제 문제로 P2P 일부 사이트 운영이 중단됐지만 더 많은 사이트가 생겨났다”며 “회원인증을 강화하고 실명제 운영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