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서른여섯 해가 되도록 짝을 찾지 못한 농촌 총각 석중(황정민)은 스쿠터를 타고 가다 스친 다방 레지 은하(전도연)에게 첫눈에 반한다. 낮에는 티켓을 끊고 밤에는 단란주점에서 일하는 여자, 은하에 대한 석중의 순정은 절대적이다. 우직한 석중의 진심에 마음을 연 은하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하지만 과거의 남자 천수(정유석)가 찾아와 협박을 일삼자 석중의 곁을 떠난다.
설상가상 은하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석중은 그녀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지만 은하는 ‘복수심에 불타는 에이즈 걸린 윤락녀’로 언론의 집중 타깃이 된다. 가족도, 친구도, 세상도 모두 그녀를 찾지 말라고 하지만 석중은 멈추지 않는다. 그녀는 석중이 죽어서도 지켜야하는 ‘그의 운명’이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외면한 자들의 두려움 없는 사랑이다. 에이즈 걸린 여자를 사랑한 석중의 순정을 조잡하게 포장한 3류 잡지 기사의 제목 ‘너는 내 운명’처럼 사랑은 원래 속된 것이다. 부유층이 등장하며 화려하게 포장한 사랑이 아닌 절대적인 감정 하나만으로 소박하지만 진심어린 사랑을 ‘너는 내운명’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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