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타잔 박흥숙 ‘살인마인가 영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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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타잔 박흥숙 ‘살인마인가 영웅인가’

70년대 실존인물 비극적 삶 영화화 재평가

  • 승인 2005-09-23 00:00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 무등산 타잔, 박흥숙


감독: 박우상 주 연 :고주원, 김규리, 이종수

70년대 광주 무등산 빈민들의 영웅, 박정희 정권의 개발독주 시대,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했던 빈민들의 영웅이지만 권력과 결탁한 언론에 의해 철저히 ‘무자비한 살인마’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인물, 박흥숙. 그가 영화를 통해 재평가된다.




흥숙은
중학교를 수석 합격하고 집안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고서로 신라 무술과 의술을 연마해 발이 땅에 닿지 않는 무술 실력으로 무등산 타잔으로 불렸다. 사법고시에 합격했으나 할아버지의 빨치산 혐의로 합격이 취소되고 빈민촌 철거 깡패들과 맞서 싸우다 투옥되기도 한다. 누명을 벗기 위해 탈옥하지만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 그의 존재를 왜곡했던 권력, 그리고 언론에 의해 객관적인 기록까지 없는 인간 박흥숙의 불꽃같았던 삶의 흔적을 찾아 당시의 광주로 돌아가보자.

70년대 광주. 고교생 폭력서클들이 충장로에서 충돌한다. K-서클의 두목인 두수에게 짓밟힌 여고생 서클의 영신.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흥숙의 날렵한 주먹 앞에 두수는 박살이 난다. 평생을 이어갈 악연 두수와 흥숙, 그리고 영신과의 첫 대면이다.

흥숙의 거주지는 무등산. 흥숙은 그곳에서 의술도 베풀고 궂은일도 도맡아 하면서 빈민들의 친구로 살아간다. 흥숙과 영신의 우연한 재회. 운명같은 사랑에 빠져들지만 두수는 마음에 두고 있던 영신이 흥숙에게 끌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더욱 격분한다.

흥숙에게 기대는 것은 무등산 빈민들만이 아니다. 광주의 모든 힘없는 사람들에게 흥숙은 하나 뿐인 영웅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사법고시에 합격한 흥숙. 그러나 기쁨도 잠시, 빨치산 혐의의 할아버지 때문에 합격이 취소됐다는 통보가 날아온다. 곧이어 들려오는 흥숙이 힘겹게 일궈낸 마을이 철거된다는 소식. 처참하게 변한 마을, 어머니는 땅바닥에 나뒹굴고 마을은 활활 불타오른다. 참았던 마지막 분노가 폭발하고 더 이상 세상에 미련이 없는 흥숙은 마지막 싸움을 위해 두수를 찾아 나선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민중들의 삶을 유린해온 정부와 자치단체, 경찰, 언론. 그에 맞서는 박흥숙 역시 그들의 합작에 처참한 생을 마감한다. 영화 ‘무등산 타잔, 박흥숙’은 개발우선이라는 권력의 횡포 앞에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짓밟혀온 민중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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