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캐서린 그레이엄 여사와 미국언론.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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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캐서린 그레이엄 여사와 미국언론. 사회

  • 승인 2005-09-22 00:00
  • 김상태 한남대 정치언론국제학과 교수김상태 한남대 정치언론국제학과 교수
몇 년 전에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의 社主이며 발행인이었던 캐서린 그레이엄(Katharine Graham)여사가 사망했다. 이에 수많은 미국의 언론기관과 방송기관들이 그레이엄 여사의 인생역정과 언론인으로서의 역할과 업적에 관해 연일 보도했다.

남편의 사망후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그레이엄 여사는 모든 사람의 기대와는 달리 워싱턴 포스트를 팔거나 핵심 중역에게 운영권을 넘기지 않고 자신의 방침대로 신문사를 운영했다. 여러 어려움이 많았지만, 휴머니즘, 정의감, 용기, 그리고 단호함으로 워싱턴 포스트지를 미국에서 뉴욕 타임스지에 버금가는 권위있는 신문으로 만들었다. 특히, 그레이엄 여사는 닉슨 행정부의 간섭과 위협에 맞서며, 민주당 도청사건과 닉슨의 도청은폐 기도 등을 용기를 가지고 적극 보도했다. 이 워터게이트 사건은 월남전과 관련한 미 국방성 비밀문서 보도와 관련한 업적과 함께 워싱턴 포스트지가 그레이엄 여사의 리더십 아래 사회적 공정성과 정의 그리고 공익을 위해 언론의 역할을 다한 사례로 알려져 있다.

뉴욕 타임스는 그레이엄 여사의 업적에 관해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20세기 후반부 50년을 통하여, 그레이엄 여사는 미국언론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지성과 용기 그리고 기지를 충분히 이용했다. 보다 자유롭고 보다 중립적이며 공정한 언론을 희망했던 모든 사람은 그레이엄 여사를 진정으로 그리워할 것이다. 우리는 사회에 큰 공헌을 한 여사를 확실히 그리워 할 것이다.” 확실히 그레이엄 여사와 같은 사람들로 말미암아 미국사회의 민주화와 사회정의의 가치가 유지되고 발전된다고 본다.

우리나라 신문들도 대개 신문의 기본역할들을 잘 수행했다고 본다. 즉, 한국의 일간신문들은 사건이나 새로운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창과 같은 역할을 했으며, 특별한 관심을 끌 수 있는 사건과 경험을 선택하고 별 볼일 없는 사건이나 경험은 언급하지 않는 문지기와 같은 역할도 했다. 또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설명 및 해설해주는 가정교사나 가이드와 같은 역할도 했다. 많은 대중의 아이디어나 정보를 제공해주며 다양한 의견교환을 주선해주는 공개토론회의 토론자의 역할도 했다. 이러한 미디어의 역할을 수행하며 한국사회의 안정과 다양화 그리고 민주화를 이룩하는 데 신문도 적지 않게 일조를 했다고 본다.

인터넷의 발달로 신문, 방송과 같은 미디어의 역할이 갈수록 축소된다고 보는 견해도 있으나 오히려 신문의 역할은 줄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우리사회의 안정, 성숙, 그리고 선진화를 위해서는 미디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우리시민들의 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협조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본다. 시민들의 미디어에 대한 관심은 우리가 속한 사회에 대한 관심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미디어가 제대로 역할을 하면 박수를 치고, 그렇지 않다면 반박의 글도 올려야 한다. 미디어들이 어떠한 역할과 기능을 해도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거나 무감각하면 그 사회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을 것이다. 좋은 언론기관을 많이 키워, 보다 민주적이며 보다 공정하며 보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훌륭한 언론인, 훌륭한 시민들의 역할이 동시에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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