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야외 수영장에서 놀다가, 오후엔 놀이 기구 타고, 여기저기서 사진 찍고, 저녁에 소주를 곁들인 푸짐한 맛난 음식을 먹고 오면 마음이 뿌듯하다. 주말 잘 보냈구나 생각한다. 그러나 월요일 아침 출근길이 무겁다. 휴일을 즐겁게 보냈는데 몸도 마음도 편치 않다. 우리들은 휴가, 휴식이라고 하면 무언가 기억에 남을만한 것을 해야 효과적으로, 뜻있게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을 잊고 살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성형 수술을 상담 하러 오는 분들도 여유가 없다. 간단히 수술하고 빨리 회복하길 원한다. 그래서 유행하는 것이 ‘쁘띠 성형’이다. 쁘띠(petit)란 프랑스어로 작은, 귀여운 이란 뜻으로 메스를 대지 않고 주사나 실을 사용하여 짧은 회복 기간에 성형을 하고자 한다. 보톡스 주사를 이용한 주름개선이나 사각턱 교정, 필러 주사를 이용한 코 높임 성형 또는 귀족수술, 눈밑 애교살, 매몰법을 이용한 쌍꺼풀 성형 등이 대표적인 쁘띠 성형이다.
이것들은 비용도 저렴하고 2~3일 내에 부기가 거의 빠지므로 바쁜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래서 금요일 오후에 쁘띠 성형을 상담하고 수술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쁘띠 성형의 단점은 오래 가지 않는 다는 것이다. 보톡스나 필러 주사도 6개월에서 1~2년이면 그 효과가 거의 사라진다. 매몰법을 이용한 쌍꺼풀도 오래 지나면 처지고 눈이 작아진다. 아직까지도 가장 확실한 수술 결과를 위해서는 메스를 이용한 원칙적인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럼에도 직장에서 받은 휴가도 짧고, 남이 알아보는 것도 싫고, 저렴한 비용 등의 이유로 쁘띠 성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물론 성형 수술과 천천히 사는 여유로운 삶을 같은 기준으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바쁜 세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비슷한 모습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는 화장실에서 담배를 물고 신문을 보면서 정치를 욕하고 경제를 걱정한다. 하나에 하나씩 하자. 그러면 담배도 즐길 수 있고, 기본 욕구에도 충실하고 나라와 경제도 좀 더 좋아 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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