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인지 요즘 부쩍 굵직한 연구 성과들이 발표되고 일반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더불어 해당과학자는 일약 유명인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정부에서도 ‘스타’과학자를 키우겠다고 한다. 능력 있는 과학자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그 연구결과를 널리 알리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과학, 특히 물리학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많은 여자들은 고개부터 내젓는다. 당연히 대학 물리학과에서는 여학생의 비중이 낮다. 반면에 프랑스에서는 많은 여학생들이 물리학 같은 과학을 전공한다. 아마도 퀴리 부인 같은 스타 과학자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러기에 이공계 기피가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는 이 때에 스타과학자의 발굴, 지원과 홍보는 필요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가 주의해야할 두 가지 점을 지적하고 싶다.
첫째는 과학기술의 연구개발 성과를 올바르게 대중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과학기술 지식이나 용어가 대부분의 일반인에게는 생소하다 보니 과학이나 기술의 연구개발 성과의 의미나 중요성이 제대로 전달되는 것이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정부나 언론은 나름대로 일반 국민이나 독자들에게 구미 있는 또는 흥미 있는 것만을 전하고 싶어 한다. 같은 물리학자라도 자기 분야가 아닌 물리학의 다른 분야 일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운데 과학 기술 전반에서 일어나는 일을 소수의 과학 담당 기자가 모두 정확히 이해해서 기사를 작성하고, 일반인이 그 내용을 정확히 음미하고 평가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경우에 따라서는 왜곡되게 전달되는 경우도 보게 되고, 그럴 때 우리는 흔히 언론만을 탓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과학기술의 연구 성과를 언론에 발표하는 과학자들 자신이나, 그들이 속한 기관 또는 정부 등이 정확한 사실을 발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과학적인 연구 성과는 오로지 과학기술의 잣대에 의해서 평가되고 발표되어야한다. 물론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측에서는 정책적인 배려를 해야 할 경우도 있겠으나 일반대중을 오도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언론 역시 폭넓은 취재를 통해 발표 내용을 검증하는 데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고,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나 반대되는 의견조차도 활발하게 개진되고 받아들여 질 수 있는 사회적 풍토의 조성도 시급하다고 본다.
둘째, 한 나라의 과학기술의 저력은 소수의 스타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묻혀서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연구 결과의 양과 그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 수의 많고 적음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빛이 밝으면 그림자가 짙다고 했다. 스타에 의해, 열심히 일하는 연구자들에게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일이 없도록 배려하는 것도 스타의 발굴 양성 못지않게 중요하다. 우리가 그토록 고대하는 과학 분야의 노벨상은 빛보지 못하는 많은 연구 결과들을 널리 꾸준히 지원하고 축적하여 과학적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 때에만 가능해진다는 것도 강조하고 싶다. 척박하고 그늘진 땅에서 큰 수확을 기대하는 농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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