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순욱 사회부 기자 |
우선 대신증권은 소도둑을 맞고도 외양간을 고치기는커녕 도둑맞은 사실조차 숨겼다.
고객의 재산을 모두 잃을 수도 있는 금융정보가 통째로 없어져 전문범죄자들이 돈을 빼내가고 있었지만 “금융사고는 없었다”는 거짓으로 고객을 안심시켰다.
훔쳐간 금융정보로 범죄에 처음 이용된 지난 5월 고객이 자신의 통장에서 돈이 인출된 사건 때 고객정보가 제대로 보관되고 있는지만 확인했어도 피해는 500여만원에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대신증권은 이를 해킹으로 몰아 범행을 성공한 용의자들이 광범위하고 대담한 예금인출에 나설 수 있었다.
“한 달에 한차례씩 고객정보를 점검했다”는 발표도 범행이 이미 5월에 벌어져 거짓으로 드러났으며 “아무도 접근할 수 없다”던 서고의 잠금장치는 아예 설치되어 있지도 않았지만 경찰수사와 함께 신속히(?) 설치하는 기민함까지 보였다. 대신증권의 이런 거짓말은 범인이 검거되면서 드러나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다.
고객들이 대신증권에 바란 것은 2, 3중으로 바뀐 보안체계와 “피해가 없다”는 눈가림식 속임수가 아니다. 자신들의 정보를 맘놓고 맡길 수 있는 믿음과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한 증권사의 진실한 대책과 태도일 것이다.
이들이 보인 사실상 방치에 가까운 고객금융정보와 사건 은폐의혹은 그토록 강조하던 큰 믿음에 상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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