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감사청구 ‘있으나 마나’

대전. 충남 도입 6년간 접수사례 단 1건… 주민홍보 등 시급

지방자치단체의 부적절한 일처리에 대해 주민들이 직접 상급기관에 감사를 요청하는 ‘주민감사청구제’가 홍보부
족과 감사청구 대상의 제외 요건 등으로 사실상 활용되지 않고 있어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10일 대전시 및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지방자치단체나 지자체장이 처리한 사무가 법을 위반했거나 공익을 해친 경우 조례에 정해진 인원만큼 연대서명을 작성, 시?군?구 사업은 시?도?? 시???사업은 주무부 장관에게 주민이 직접 감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주민감사청구제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감사청구는 시행 첫해 도에 제출된 1건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접수된 사례는 전무한 상태다. 이는 주민감사청구제 활용을 위한 홍보가 부족하고 연대서명을 받기 어려운 것은 물론, 수사 또는 재판에 관련된 사항,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사항, 다른 기관에서 감사했거나 감사 중인 사항 등은 청구대상에서 제외돼 주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의 경우 주민감사청구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시 사무에 대해 감사를 청구할 때는 300명의 서명을 받아야 하는 조항을 100명으로 대폭 낮추는 등 조례까지 개정했지만 아직까지 단 한건도 접수되지 않고 있다.

박모(46?대??대덕구)씨는 “대전시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아 감사청구제를 요청하려 해도 연대서명을 받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고, 이미 감사를 받았기 때문에 대상이 아니라는 규정 때문에 할 수가 없지 않느냐”며 “예외 조항 수정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도 관계자는 “주민감사청구제는 주민의 자치참여 기회 확대와 행정감시 기능 강화를 위해 마련한 제도”라며 “아직까지 이 제도를 알지 못하는 주민들도 상당 수 있어 이용이 저조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적극적인 홍보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1월 1일부터는 자치단체의 위법 재무회계 행위에 대해 주민이 자신의 권리·이익과 관계없이 법원에 시정을 요구하는 ‘주민소송제’가 도입되며, 주민 소송제기 이전에 반드시 주민감사청구 절차를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