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원 대전 KBS 보도팀장(사진 가운데)이 김윤택 대전 KBS 기술팀장(왼쪽), 오원균 서대전고 교장(오른쪽)과 함께 민속주만이 지닌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박갑순 기자 |
민속주 애호가, 말 그대로 민속주를 즐겨 마시는 사람을 지칭한다. 소위 ‘술꾼’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양으로 승부하는 술꾼과 달리 민속주 애호가들의 술잔에는 삶의 철학이 담겨있다.
김진원 대전 KBS 보도팀장과 기태석 대전치과의사회장을 만나 그들만의 민속주 사랑이야기와 민속주와 어울리는 맛집을 소개한다.
지역의 중견언론인 가운데 한명인 김진원(51) 대전KBS 보도팀장. 시원한 맥주, 독한 소주나 양주가 익숙한 세상, 그는 민속주를 고집하는 인물이다.
선조들의 코 끝에 맴돌던 독특한 향과 입안에 감도는 달콤 쌉싸름한 맛이 풍기는 매력을 즐기는 민속주 애호가다.
김 팀장은 “민속주에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의 삶이 깊이 배어 있는 듯하다”며 “오랫동안 입가에 감도는 맛과 향은 물론 우리만이 지닌 고유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천이 고향인 그가 가장 즐겨 마시는 술은 단연 고향 특산품인 ‘한산 소곡주’다. 홍보대사를 자처할 정도다.
물론 고향의 술이라는 것도 이유겠지만 무엇보다 향긋한 향취와 부드럽게 넘어가는 감칠맛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란다.
그렇다고 소곡주만 고집하는 건 아니다. 금산 인삼주, 면천 두견주, 가야곡 왕주 등 충남 ‘술’을 비롯해 복분자주, 안동소주 등 다양한 민속주를 즐긴다.
증류식 술이 아닌 희석식 술이 시장에서‘권력(?)’을 잡은 세상이지만 ‘톡’쏘는 한순간의 짜릿함이 아닌 오랫동안 입안에 맛과 향의 여운이 남는 민속주만이 지닌 매력.
그가 20여년이 넘게 민속주를 즐기는 이유다. 좋지 않은 술은 머리부터 취하다보니 손발에 힘이 남아돌아 제멋대로 설쳐댄다. 그래서 사고를 치게 된다.
반면 약주는 손끝, 발끝부터 취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정신은 멀쩡한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옛 선조들이 술과 함께 시를 읊조리며 풍류를 즐길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3시간동안의 인터뷰 내내 김 팀장 역시 흐트러짐 없이 한결같은 모습으로 잔을 기울이며 민속주 예찬론을 펼쳤다.
김 팀장은 “오랜 역사와 만든 이들의 정성이 가득한 민속주에는 몸에 좋다는 갖가지 재료들이 담겨있다”며 “건강과 함께 잔을 내려놓기가 아쉬울 만큼 진하고 부드러운 우리만의 맛과 멋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81년 아나운서로 첫 발을 내디딘 김 팀장은 91년 방송기자로 입문, 9시 뉴스 앵커를 비롯해 대전 KBS 제작부장, 청주 KBS 편집부장 등을 거쳐 현재 대전 KBS 보도국 사령탑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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