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속주 애호가로 알려진 기태석 대전치과의사회장(사진 가운데)과 장익한 공보이사(왼쪽)가 동동주의 매력에 대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박갑순 기자 |
민속주 애호가, 말 그대로 민속주를 즐겨 마시는 사람을 지칭한다. 소위 ‘술꾼’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양으로 승부하는 술꾼과 달리 민속주 애호가들의 술잔에는 삶의 철학이 담겨있다.
김진원 대전 KBS 보도팀장과 기태석 대전치과의사회장을 만나 그들만의 민속주 사랑이야기와 민속주와 어울리는 맛집을 소개한다.
“술을 좋아하고 술자리를 즐겨하지만 우리는‘애주가’(愛酒家)가 아니고 ‘애인가’(愛人家)입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술자리에서 만나는 사람이 좋습니다.”
지난 1일 저녁, 대전시 서구 용문동의 토속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S음식점. 이곳에서 기자는 대전치과의사회 기태석(49) 회장과 구본석(46) 수석부회장, 장익한(39) 공보이사를 만났다.
이들은 민속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소문난 사람들이다.
기 회장 일행에게 민속주와 관련해 취재한다고 하니 “음주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고 걱정스런 눈빛으로 되물었다.
그도 그럴것이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인데 괜히 주당(酒黨)으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수 있는 소지가 다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맑고 은은한 황토빛이 감도는 동동주와 요강을 뒤집는다는 복분자주 한잔을 기울이고 나니 민속주에 대한 애정을 술술 쏟아내기 시작했다.
“술은 그냥 사람들을 끈끈하게 이어주는‘양념’일 뿐 술이 전부인 사람들이라면 그야말로 중독자에 지나지 않겠지요.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만나 민속주 한잔을 한다면 얼마나 좋은 순간입니까.”
기 회장이 민속주를 즐겨찾는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 회장은 “대학시절부터 여러 종류의 술을 많이 먹어봤지만 그래도 우리 민속주가 입맛에 가장 맞는다”면서 “조상 대대로 내려온 전통이 깃들어져 있는 만큼 술에 애정까지 간다”고 민속주에 대한 예찬론을 펼쳤다. “매일같이 온 정신을 집중해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다보면 퇴근 무렵에는 심신이 축 처질 정도로 지쳐 버립니다. 이 때 좋은 사람을 만나 민속주 한잔으로 즐거움을 찾는다면 이것이 인생의 맛 아니겠습니까?” 민속주를 찾는 또 다른 이유를 기회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함께 자리한 구 수석부회장도 “민속주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은근한 맛이 매력인데 아마도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친구의 우정과도 같은 맛이라고 봅니다.”며 민속주에 대한 일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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