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외도로 싹튼 힘겨운 사랑 그려
라이브 콘서트장. 조명 감독
중상을 입은 수진과 경호가 좀처럼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사이, 사고 처리과정에서 인수와 서영은 수진과 경호가 ‘특별한 관계’ 임을 알게 된다. 인수와 서영에게 이 사실은 참혹한 사고보다 더 받아들이기 힘들다.
사랑은 혼돈으로, 분노와 배신감으로 변한다. 배우자를 원망하면서도 무사히 깨어나기를 바라는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의 존재를 느낀다. 병원 앞 모텔에 장기 투숙한 두 사람은 계속 스치고 같이 시간을 보내고 사랑의 감정을 싹틔운다.
배우자의 배신에 혼란스러웠던 두 사람이 같은 상황에 빠져들면서 똑같은 고통을 겪게 된 것이다. 그때, 수진이 의식을 회복한다. 인수는 눈물을 흘리는 아내를 외면할 수가 없다.
그런 인수를 지켜보는 서영은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야 할 시간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두 사람만의 외출을 준비한다.
‘봄날은 간다’ 이후 무려 4년만에 ‘외출’로 돌아온 허진호 감독은 이번에도 사랑을 말한다. 그런데 이 사랑이 꽤 험난하다. ‘봄날은 간다’가 ‘변하는 사랑’을 그렸다면 ‘외출’은 ‘힘겨운 사랑’을 그렸기 때문이다.
사랑은 변한다. 특히나 ‘외출’의 사랑은 엄청난 변화를 동반한다. 실제로 있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한번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 일상에서 벌어지고, 그로 인한 당혹감과 분노가 사람을 망가지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사람이 살아가는 또 다른 형태일 뿐이다. 이들을 원망할 것인가, 용서할 것인가, 이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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