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규 정치부장 |
이에 국내 유가는 하루가 다르게 사상최고 가격을 기록하면서 특히나 서민가정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당연히 국가경제도 큰 타격을 받고있는데 굳이 서민가정경제를 강조하는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동안 국민소득의 증가로 10원의 중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했지만 이제는 10원이 아니라 1원이 아쉬운 상황이다. 날마다 치솟는 기름값으로 자동차를 굴리는 사람들은 1원이라도 더 싼 주유소를 찾아 다닌다.
그리고 이들에게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
“판매원가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들었는데 웬 기름값이 이렇게 비싼거야.”
많은 사람들은 국내 유가가 불합리하게 정해져 있는데 대해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구조가 얼마나 모순(?)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미 시내 주유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휘발유는 1500원을 넘어섰고 일부 지역에서는 1600원도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
경유도 대다수 주유소마다 1100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시중판매가에 어느정도 세금이 붙는 것은 당연하다지만 원가의 60%가 세금이라면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더욱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8일 기준 대한석유협회의 휘발유 판매고시가격을 참고하면 1ℓ당 1449.2원이었다. 이중 공장도 가격 521.99원과 유통비용 및 대리점 주유소 마진 56.98원을 뺀 나머지는 세금이란 얘기다.
즉 ▲교육세 80.25원 ▲부가세 126.56원 ▲주행세 128.4원 ▲교통세 535원으로 870.21원(60%)이 세금이다. 경유는 같은 시기 1149.5원에서 ▲유통비용 및 대리점 주유소 마진 42.7원 ▲공장도가격 557.21원 ▲교육세 48.45원 ▲부가세 100.62원 ▲주행세 77.52원 ▲교통세 323원으로 549.59원이 각종 세금이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각종 유류세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유류가격에 포함된 교육세, 주행세, 부가세는 충분히 이해된다. 그런데 교통세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그것도 휘발유의 경우 세전 공장도가격보다 더 많은 사실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내용이야 어떻든 교통세는 지난 1994년 도입돼 2003년까지만 한시적으로 걷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 다시 2006년까지 연장됐고, 징수비율도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 이후 크게 올랐다.
관련 세목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절대다수의 국민들은 어떻게 연장됐는지, 또 한 순간 그렇게 많이 올랐는지 모른다. 단지 정부에서 그렇게 하니까 그렇게 된 것으로만 알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유류세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미 앞서 한 눈에 확인하고 정말 심할 정도로 세금이 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관련세금의 인하는 요지부동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세수에 구멍이 생기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세금을 인하하면 석유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안된다고 딱 잡아떼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정부가 유류세로 거둬들인 금액은 21조원대. 지난 2000년 16조1749억원에 비하면 엄청 늘어난 금액이다. 다시 말해 지난해 국세총액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16.5%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석유소비량은 7억4255만 배럴에서 7억5232만 배럴로 977만배럴 증가한 사실을 놓고 보면 석유값에 대한 세금 왜곡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드러나고 있다. 참고로 올들어 지난 6월말 현재 국내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유류세는 62.1%, 47%로 OECD국가 평균인 56.4%와 45.9%에 비해 그저 다소 높다고만 느낀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이들 국가에 비해 평균소득이 절반정도에 이르고 있음을 놓고 볼 때 그 차이는 실로 엄청나다. 이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이유에 대한 진실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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