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6만 명이 채 안 되는 시골 군에서 월 1회도 아닌 주 1회라는 획기적인 발상으로 시작 초기부터 타 자치단체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 왔다.
그러나 한때 언론, 주민은 물론 심지어 교육 대상자인 공직자의 반발로 무산위기 등 벼랑 끝까지 몰린 적도 있었으나, 김흥식 군수는 교육에 대한 신념과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력으로 지금까지 21만 여명이 수강하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시골의 한 자치단체에서 시작한 최초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인 21세기 장성 아카데미가 교육성공사례로 전국에 널리 알려지게 되어 충북 청풍아카데미, 대구 달성아카데미, 전남포럼 2000 등 전국적으로 80여개의 지방자치단체의 의식교육 모델이 돼왔다.
장성아카데미는 그동안 주민과 공무원의 의식을 바꾸고, 급변하는 세계화, 정보화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장성을 다녀간 강사들이 지역민들에게 던진 변혁의 메시지는 장성 발전의 알찬 자양분이 됐다.
이와 같은 교육의 결과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지방화와 균형발전시대 선포식에서 ‘21세기 장성아카데미’가 모범혁신사례로 선정되어 교육우수사례로 발표되기도 했다.
매주 아카데미 교육이 열리는 장성군청 4층 대회의실 입구에는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교육이다’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요즘 변화와 혁신을 곳곳에서 외쳐대고 있지만 구호에만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 진정 변화와 혁신을 끌어내는 것은 역시 교육의 힘이라 하겠다. 이곳저곳에서 변화와 혁신이란 주제로 강의를 요청 해 온다. 행정자치부에서는 필자를 혁신전문위원으로 위촉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인천시에서조차 전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얼마 전에는 수원에 있는 국세청연수원에서 강의를 한바 있다.
그러나 1년에 무려 120조원의 세수를 거둬들인다는 정부기관치고는 형색이 빈궁하기 그지없었다. 건물은 낡았고 시설이 열악하단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최근엔 천안세무서에서 변화와 혁신이란 주제로 강의를 해 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교육을 위해 ‘빔프로젝트’와 ‘무선마이크’를 준비해 달라했는데 교육담당자는 빔프로젝트도 무선마이크도 없고 강의장소도 세무서 옥상에 설치된 ‘조립식 강당’에서 해야 한다며 거듭 사과의 말을 민망한 듯 되풀이 했다.
그 흔하디 흔한 무선마이크와 빔프로젝트 하나 없는 정부기관이 있었다니….
국민의 혈세를 아껴 쓰는 것이야 말로 찬사를 보낼 일이지만 국세청과 산하 세무서들이 다른 기관에 비해 재정이 열악하다하니 믿기지 않는 사실이다.
의외로 열악한 공무원들의 근무환경과 복지시설에 측은한 마음이 들 정도이지 않은가.
이렇게 열악한 환경과 교육 시설속에서 ‘과연 변화와 혁신의 불꽃이 얼마나 타오를 수 있을까!’란 생각과 함께 지방의 균형발전도 중요하지만 정부 부처간의 균형적인 복지후생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란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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