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남 본사주필 |
도시의 세기를 맞아 대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놓고 시당국은 물론 시민들 또한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떤 측면에서 21세기는 대전을 위한, 대전의 세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는 것은 비단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대전의 미래는 밝은 면이 더 많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러한 논거를 간추려보면 먼저 대전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배후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꼽을 수 있다. 대전은 지금도 정부3청사를 비롯해 인근의 계룡대 등 국가의 중추기능을 맡고 있는 주요기관들이 산재해 있는 만큼 행정중심도시가 건설될 경우 대전은 일약 국제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성장잠재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대덕단지를 끼고 있음을 들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 발전의 미래가 IT(정보통신기술)와 BT(생명과학기술)에 있음은 이제 상식에 속한다. 그런데 대덕연구단지는 이 같은 IT와 BT의 성장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연구기관과 과학자들이 있으며 연구개발특구로 지정돼 또 다른 도약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요인만으로도 대전은 다른 도시가 갖지 못한 인프라를 확보함으로써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고 있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대전은 이처럼 유리한 여건과 함께 자연조건 또한 매우 유려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3대하천과 주변의 산들은 대전이 환경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본조건을 갖춘 셈이어서 이 또한 대전의 매력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화와 국제화, 그리고 환경의 가치가 날로 높아지는 21세기를 맞아 대전은 이미 시대적 흐름을 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여건들을 어떻게 활용해 대전을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나가느냐가 아닐 수 없다. 많은 견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 지역의 힘, 주민의 지혜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세계의 수많은 도시들이 급격히 성장했다 퇴조하는 속에서 다시 새롭게 탈바꿈한 도시들의 비결은 외부의 힘보다 내부 지역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1990년대까지 최악의 재정적자를 안고 있었던 이탈리아의 경우 이른바 창조도시 볼로냐시를 모델로 해 지역의 힘을 이끌어내면서 공공사업 삭감과 복지서비스의 민영화를 통해 행·재정 개혁에 성공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역발전을 외부의 지원에 의존하는 방법도 경우에 따라 필요하겠지만, 지역의 발전성과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그 지역에 남는 일은 매우 중요한 전략이라 하겠다. 아울러 지역현실을 잘 알고 있는 지역민이 지역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자치단체가 걸러내는 일로 지역발전의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원도심 활성화를 비롯한 도시교통문제 등 숱한 과제를 안고 있는 대전이 어떻게 21세기 도시의 모델로 자리할 수 있을지 시민 모두의 심사숙고가 모아져야 할 것이다. <본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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