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대덕연구단지, 이제 지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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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 대덕연구단지, 이제 지킬 때다

  • 승인 2005-09-06 00:00
  • 최익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최익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며칠 있으면 28돌을 맞는다. 30돌 기념 잔치준비도 이미 착수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뿐만 아니라 대덕연구단지 나이가 30이 다되었다. 어엿한 성년이다. 그럼 에너지 전문연구기관인 우리 연구원에서는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대덕연구단지의 역사와 함께 에너지기술 개발에 매진해온 연구자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사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역사는 대덕연구단지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0년대만 해도 선진국의 원조로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이었고, 그것도 경공업 분야가 주였다. 일찍이 과학기술의 중요성에 눈을 떴던 지도자가 있었기에 우리 대덕연구단지가 태어났다. 처음 10여년은 남의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시간이었고 그리고 무언가 스스로 해보려고 애를 쓰면서 오늘날의 대덕연구단지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다.

그 동안 국민들의 성원과 질책을 밑거름 삼아 성장해온 대덕연구단지는 비록 모든 분야는 아니지만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에 올랐고 또 세계적인 연구 성과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제 첨단기술을 개발하는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에 달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우리의 기술력이 놀라울 만큼 성장했다는 또 다른 명백한 증거들이 있다.
지난날에는 선진국들이 우리나라 상품들의 해외 진출을 경계하는 정책들이 나오더니 요즘은 첨단기술의 해외유출과 관련된 뉴스기사들이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다른 증거는 선진국의 우수한 연구기간들이 우리 대덕연구단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술이 세계 최고의 수준에 도달하자 첨단기술의 불법유출 문제가 새롭게 대두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초기에는 대기업 기술 유출시도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중소 벤처기업 기술들까지 유출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외부로 들어나지 않는 유출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기술 하나가 유출되면 그 피해규모가 수천억 내지 수조원대에 이른다는 것이다.

우리가 예전에 외국기술을 배워 오려고 노력했던 것처럼 우리의 경쟁 국가들은 우리나라 첨단 기술을 눈독들이고 있기에 경계를 게을리 할 수 없다. 이제는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에 도달했다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다.

대덕연구단지에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포함해 51개의 정부 출연연구기관과 기업 연구소, 그리고 수백 개의 벤처기업이 입주해 있다. 또한 대덕 R&D특구 출범이후 국내외 수많은 기업과 연구소가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대덕연구단지에 제2의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대덕인들 모두의 간단없는 도전 정신과 피눈물 나는 연구개발을 통해 오늘날의 연구단지를 만들어 온 것이다. 그러나 연구원들의 피와 땀으로 개발한 우리 기술이 단 한번의 실수로 해외 경쟁국가에 유출된다면 그 동안의 노력이 한 순가에 물거품이 될 것이다.

이제는 지키는 것에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되었다. 국정원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산업스파이들의 기술유출 수법과 이들로부터 기술을 지켜내는 노하우를 배워 우리기술을 우리들 스스로 지켜낸다는 자세가 필요한때이다. 우리들의 일터인 대덕연구단지 제2의 중흥을 이루는 길을 첨단 기술을 지켜나가려는 우리들의 의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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