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앞에선 부모. 형제도 없다

▲아산=김기태 기자

최근 개발에 따른 각종 보상비가 부자(父子)·형제(兄弟)를 갈라놓기도 하는 반면 지극한 효자를 낳기도 하고 있다.

현재 아산신도시 1단계 지역과 삼성탕정단지 개발에 따라 토지 소유주들에게 평당 60만원 이상 보상비가 지급되면서 확연히 두 부류로 나눠지고 있다. 현재 부자(父子) 및 형제(兄弟)를 갈라놓는 이유는 유산상속과 영농보상에 따른 분쟁이다.

유산분배없이 작고한 땅 소유자의 경우 자손(子孫)의 동의서가 있어야 보상비가 지급되지만 형제간 서로 많은 금액을 차지하기 위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보상비 지급도 못 받는 등 혈육의 정을 단칼에 끊고 있다.

더욱이 수 년전 부모로부터 유산상속이 이뤄졌다며 실경작자에게 지급되는 영농비조차 홀로 사는 부모(실경작자)에게 지급을 해서는 안된다며 항의하는 자식도 있어 돈 앞에는 형제자매도 없는 패륜적인 행동이 자행되고 있다.

반면 부모님의 갑작스런 돈벼락에 왕래가 뜸했던 자손들이 주말마다 찾아와 지극한 효도를 하고 있어 보상비가 멀어졌던 혈육의 정을 돈독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버스조차 다니지 않는 보상지역 마을에 갑자기 고급차량을 탄 젊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으며, 다가올 명절에는 서울의 명동 부럽지 않을 정도로 최대 인파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조상대대로 살아왔던 노부모들이 갑작스런 개발로 삶의 구심점을 잃은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보상비의 의미는 크지 않으므로 자손들은 욕심을 버리고 부모의 허전함을 달래줘야 한다.

한편 7억원의 보상비를 받은 한 노부모는 3명의 형제들에게 똑같이 나눠주겠다며 다가올 추석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