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두리 사구를 보전하자

▲ 태안=김준환 기자

전국 최대·최고 규모로 사구의 원형을 잘 간직해 지난 2001년 천연기념물 제431호 지정돼 보호중인 태안군 원북면 신두사구에 지난달 22일 주한미군이 야영훈련을 이유로 차량과 이동천막을 치는 등 사구를 크게 훼손했다. 미군들은 신두사구 뒤편에 위치한 육군의 사격장에서 훈련을 실시하기 위해 인원과 장비를 진입하는 과정에서 좌표 착오로 인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훼손면적이 3000여평(태안군 추정)에서 일부 주민들은 3만평의 넓은 면적에서 미군이 사용하는 지프을 타고 모래언덕을 누비고 다니는 것을 본 주민들의 주장도 있었으나 태안군과 문화재청 관계자들은 1일 현지조사를 통해 500여평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군과 문화재청은 미군의 사과 한마디와 언론보도에 의해 뒤늦은 현지조사를 통해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신두사구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복구가 가능하다는 어정쩡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일차적으로 신두사구를 관리하고 있는 태안군과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이 원인이 어찌됐든 미군들이 신두사구에 들어와 훼손시킨 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관계 당국은 이미 이번 일이 있기 수년전에도 미군헬기들이 사격장으로 사격훈련을 위해 해안가에서 저공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주변지역 민가의 지붕이 날아가고 임신중인 소가 낙태하는 등 미군사격장으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신두사구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수억원의 예산투입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두사구를 지키려는 관계당국의 결연한 의지와 함께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 일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고 당사자들을 법에 의해 처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