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이 사교육 공교육 모두 원어민강사 확보에 발벗고 나서는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는 원어민 영어교육을 통해 발음 등 현지교육과의 격차를 줄이는 효율화를 기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고액의 해외어학연수 및 사설학원 수강에 따른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다는 것이다. 이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으며, 과거 엄청난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영어습득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기성세대 대부분은 자라나는 세대들 만큼은 보다 효율적인 영어교육을 통해 자신들이 겪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원어민 교육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영어교육에 있어서 원어민강사를 쓰는 것만이 만능인가 하는 점은 신중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난달 문화콘텐츠 연수차 방문했던 일본 도쿄에서 목격한 한 대학에서 실시한 부속 초중등학생들을 위한 서머영어캠프는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도쿄시 교외 히노시에 위치한 메이세이(明星)대학에서는 서머영어캠프의 영어강사를 제2외국어로 영어를 배운, 영어에 능통한 대학생을 조건으로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모집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독일학생 3명, 프랑스, 그리스, 에스토니아 각1명 등 유럽학생 6명과 한국과 타이완 학생 각1명 등 모두 8명이 최종 선발되어 메이세이 대학 영문과 학생 1명과 한 조가 되어 한 클라스를 맡았다.
이들 영어강사들은 수강생들에게 자신들이 영어를 배울 때 어려웠던 점들을 예로 들면서 그 해결방안 등을 제시해주었으며, 많은 수강생들이 원어민강사에게 배우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는 소감을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메이세이대학 국제학과의 히로마사 타나카 교수는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하는 것은 좋지만 실제로 일본 직장인들이 외국인들과 영어로 대화를 할 때 그 상대가 원어민은 15%에 불과하고, 85%는 영어를 제2외국어로 배운 사람이라는 통계가 나와 있다” 면서 “이번 프로그램은 매우 성과가 좋아 계속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완벽한 영어를 배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영어를 배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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