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칼럼] 한국축구와 정치에 대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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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한국축구와 정치에 대한 제언

  • 승인 2005-08-31 00:00
  • 김수현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자치분권국장김수현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자치분권국장
한국 축구와 정치가 표류하고 있다. 망망대해에서 난파된 선박과 같은 형국이다. 한쪽은 선장을 또다시 교체해야 할 형편이고, 한쪽은 선장의 발언에 대한 진의파악으로 심란하고 분주한 모습이다. 근본적인 체질개선과 특단의 대책이 절박하게 요구되고 있다. 2006년 월드컵과 2007년 대선을 목도하고 있는 시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2006년 월드컵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오고 있고,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지방선거와 개헌정국 등의 정치일정을 고려하면 시기적으로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근본적인 체질개선과 특단의 대책을 위해선 기득권 포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한국 축구사와 정치사에서 기득권 포기라는 것이 몇몇 개인의 결단에 의해 실행된 경험은 있다. 그러나 구조적 선순환이 단행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한국축구와 정치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조망할 수 없는 위기감이 있다.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이 물러났다. 그가 아시아 최초인 월드컵 본선 6회 연속 진출에 공헌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아시아라는 작은 시장에서 약팀을 상대로 한 결과였고, 오히려 선수기용이나 전술운용에서 한국축구의 고질적 병폐를 답습하였다. 일례로 부상 중이거나 컨디션이 난조인 선수를 검증된 선수라는 이유로 고집하였다. 외국인 감독의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는 학연과 축구협회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선수기용이나 전술운용의 폭이 넓다는 것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이러한 외국인 감독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한국축구의 구조적인 병폐가 감독경질로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에 있다. 대표팀 감독에 대한 선임 및 감독의 역할은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몫이고, 기술위원회를 선임하는 것은 축구협회 지도부이다. 코엘류 감독과 본프레레 감독의 시행착오로 인해 한국축구는 2년 이상의 중흥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축구협회는 축구발전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축구발전에 앞서 정몽준 회장이라는 대명제가 존재한다. 이러한 폐쇄적이고 사유화된 축구협회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쇄신하지 않고는 축구발전은 난망하다. 정몽준 회장과 축구협회 지도부의 백의종군을 각오하는 용기있는 결단이 필요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발언으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대통령의 진의여부 파악에 고심하고 있는 흔적이 역력하다. 대통령의 ‘권력을 통째로 내놓겠다는 발언’에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의 ‘국민독재 시대 발언’과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의 ‘대통령 하야발언’등 설화가 잇따르고 있다. 대통령의 강도 높은 발언의 행간을 보면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절박하고 비상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대통령의 갑작스런 화두에 정치권은 계산하기에 바쁘고 국민은 혼란스러워하는 작금의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통령의 정치적 소신인 당정분리와 분권형 국정운영 원칙에도 맞지 않다. 여당의 무능에는 대통령의 몫도 크다. 당정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국회에서 논의하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회는 땅에 떨어진 권능을 회복하기 위해 처절한 자기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대통령 발언으로 인해 지역주의 극복과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는 시작되었다. 적어도 가을 정기국회에서는 지역주의 극복에 대한 초당적 합의가 필요하다. 그것이 별개의 선거구제 개편이든, 권력구조 개편과 연관된 논의든 간에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2006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통령 선거를 고려하면 올해가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최적의 시기이다. 가을이 오고 있다.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정치권의 결실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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