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원유 30%를 보유하고 있는 멕시코만 지역이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시설이 폐쇄되거나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관측되자 유가가 또다시 치솟아 2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 시간외 거래에서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배럴당 4.67달러 오른 70.80달러에 거래돼 국내 증시 등 경제에 충격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한국석유공사 국제유가상황실의 국제유가현황 표시판의 그래프가 계속 오르는는 유가를 나타내고 있다. |
근본대책 못구한 채 에너지절약에만 급급
하반기 회복 오리무중 “세금 낮춰야” 주장도
배럴당 70달러 돌파로 끝없는 국제유가 고공행진으로 국내 휘발유 소비량이 6개월만에 대폭 감소한 가운데 국내는 물론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됐던 대전·충남지역의 하반기 경기가 얼어붙기 시작하면서 지역 경제인들은 정부가 휘발유에 포함되어 있는 각종 세금을 한시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여론에 힘을 보태고 있는 실정이다.
▲유가 고공행진 끝이 없다=지난 29일 뉴욕상업거래소 시간외 거래에서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배럴당 4.67달러 오른 70.8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미국의 원유 30%, 천연가스 24%를 보유하고 있는 멕시코만 지역이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관측됨에 따른 것이다.
한국이 가장 많이 쓰는 두바이유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두바이유는 지난 25일 배럴당 58.7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58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이튿날인 26일에는 역대 최고치인 58.43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하반기 유가를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55~60달러로 전망한 바 있으나 중동의 상황 악화와 석유 정제시설 가동 차질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추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 기관에 따라서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폭등하는 제3차 오일쇼크를 전망하기도 한다.
▲정부, 강제 에너지 절약책 안쓴다=정부는 지난 24일 이해찬총리 주재로 열린 고유가 대책 회의에서 승용차 부제, 요일제 등 정부차원의 강제적 에너지절약책을 실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대신 부제 운행에 참여할 경우 자동차세·보험료 할인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조명시간 단축, 냉난방온도 제한, 휴무제 확대 등도 강제 시행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는 고유가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강제 정책을 시행할 경우 국민 생활과 생업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좀처럼 줄지 않는 석유 소비량이 지난달에는 휘발유를 중심으로 크게 줄어들기도 했다.
▲지역경제 충격=고유가는 국내 무역수지, 제조원가, 가계 소비지출에 직접적인 부담을 준다.
유가가 연평균 10달러 상승하면 수출품목의 제조원가 및 수출단가 상승을 불러와 자동차, 조선 등 한국의 10대 주력 품목의 수출은 연간 4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지역 기업체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관계자는 “업체 특성상 유가의 상승이 회사에 미치는 충격이 크다”며 “마진폭을 줄이는 한편 회사차원의 에너지 절약책을 강구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한솔제지 대전공장 관계자는 “운송에 큰 영향을 받고 있으며 공장에서 주로 소비하는 전기료 상승여부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에도 고유가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지역 경기가 다시 얼어붙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역내 기업체들이 고유가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 등으로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며 “특히 하반기에는 경기가 나아질 것이란 예측이 많았는데 회복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제유가가 지난해 이맘때보다 2배 이상 껑충 뛰었는데도 불구 생산단가 상승폭이 크지 않은 것을 볼 때 정부차원에서도 관여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어려운 기업체들을 위해 한시적이나마 유가에 포함된 각종 세금을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 멈춰선 자동차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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