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통 살려 향교 활용… 충효정신 배워
‘사제 孝봉사단’ 마을 12곳 노인정 위문봉사
1912년 12월 개교한 정산초등학교는 충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칠갑산 자락, 청양군 정산면에 위치하고 있다. 올 2월까지 92회에 걸쳐 총 868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현재는 전교생이 283명인 전형적인 아담한 시골의 농촌학교다.
하지만 정산초는 농촌학교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 가꿔진 푸른 잔디의 운동장과 우레탄 트랙, 다목적 체육관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교실 외벽에는 예쁜 벽화를 그려 넣어 동심의 세계로 이끌어 주고 있는 동화 속의 학교와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정산초는 이처럼 아름다운 외부 환경은 물론 도서실, 과학실, 컴퓨터실, 보건실 등 현대화된 교육여건도 잘 갖춰져 있어 어린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경험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더욱이 여러 교육활동을 통한 각종 경연대회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두고 있으며 개인의 특기, 적성계발과 함께 올해는 바른 예절교육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산초는 다양한 체험학습 중심의 예절교육 프로그램과 몸으로 실천하는 ‘효 실천 봉사단’의 운영을 통해 효 교육 강조와 교육과정과 연계한 실천중심의 예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다양한 예절 프로그램 운영=정산초는 매주 토요일을 ‘예절체험 학습의 날’로 정해 운영 해 오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밖으로 학습의 장을 옮겨 가정과 친구, 이웃, 사회 등에서 두루 지켜야 할 예절을 직접 몸으로 실천하는 날인 셈이다.
부모님 일 체험하기, 할아버지 할머니 댁 방문해 함께 잠자기, 마을길 청소하기, 공연 관람하기, 도서관 이용하기 등 주제별로 제시되는 과제에 따라 다양한 예절 체험을 경험토록 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부모님의 은혜, 가족 및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소중함 등을 느낄 수 있으며 예절생활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거짓말 하지 않기, 부당한 것 탐내지 않기, 남을 괴롭히지 않기 등 3가지 항목의 ‘학생명예선언식’을 갖고 양심에 부끄럼 없는 학생이 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아울러 정산초는 지킴, 섬김, 나눔의 예절생활 실천을 통해 지역사회, 및 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인성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으뜸, 버림, 나눔 등의 ‘학생주도 3운동’도 병행해 학교폭력 및 왕따 예방 등 서로 돕고 이끌어주는 학교풍토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또 지역에 전통적으로 유림과 한학자들이 많았던 것을 활용, 여름과 겨울방학에 향교 참여를 통해 어린이 명심보감과 사자소학 등을 중심으로 예절과 충효정신의 체험을 유도하고 있다.
▲효 실천 봉사단 운영=어른에 대한 섬김과 공경의 생활화를 위해 12곳의 마을단위로 ‘효 실천 봉사단’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교사와 학생들이 사제동행으로 각 마을의 노인정을 방문해 청소, 설거지 등 봉사활동과 함께 위문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
올 가을에 개최 예정인 학술제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들도 초청, 재롱잔치 등을 통해 즐거운 시간을 만들 계획이다.
정산초는 또 가정통신문을 적극 활용해 학부모들의 의식개혁을 도모하고 학생들의 본보기가 되는 바른행동 실천을 권유하고 있다. 가족행사에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 전통예절이나 관혼상제 의식 등을 직접 보고 익힐 수 있는 예절 교육의 장으로 활용토록 당부하고 있다.
이밖에 20명의 학부모들이 방학중에도 사서도우미로 나서 학교 도서실에서 학생들의 독서습관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결손가정 어린이의 장학금 수여, 도시락 제공, 옷·운동화 사주기 등 자발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실천중심의 예절교육 실행=정산초는 교육과정 운영과 연계된 실천중심의 예절교육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보고 교과·단원·학습 주제별로 예절 및 윤리, 충효 지도 덕목을 뽑아 학년에 맞는 교육을 전개하고 있다.
따라서 도교육청에서 배부한 ‘마음을 키우는 예절 도우미’를 활용해 다양한 상황의 생활예절을 교과활동 중에 익히도록 하고 있다.
또 효와 예절의 기본 덕목을 배우고 실천내용을 기록할 수 있는 ‘파란 마음 하얀 마음’ 자료를 개발, 효 실천의 다짐과 예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동한 교장 인터뷰
“학교서도 가정서도 함께하는 교육 필요”
“초등학생들은 인사를 잘하고 중학교에 올라가면 절반 정도만 인사를 합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인사를 하는 건지 마는 건지 잘 모르겠고 대학생들은 거의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김동한(57·사진) 교장은 지난 69년 청양초에 발령을 받아 36년이 지난 지금에는 이곳 정산초에서 교장으로 재직하며 한 평생 어린 학생들의 올바른 예절 함양을 위해 애쓰고 있다.
특히 학교와 가정, 사회 등 교육공동체의 삼위일체 교육을 추구하며 바른 인격체 완성을 위한 동기부여에 주력하고 있다.
김 교장은 “예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법”이라며 남을 의식하지 않는 올바른 예절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막 자라기 시작한 새싹이 깨끗한 주변 환경에 따라 곧게 자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동체 생활에 첫 발을 디딘 초등학생들의 조기교육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저출산으로 인해 자녀들을 과잉보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버릇없는 아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학부모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교장은 “학교생활이 바로 교육과정이고 교육과정과 동떨어진 지도는 효율성이 없다”면서 “학교와 가정 등이 연계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장은 또 “학생들이 바르게 자라기 위해서는 교육공동체와 구성원 모두가 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학교는 물론 가정에서도 질서와 윤리 등을 생활속에서 습득할 수 있도록 ‘함께하는 교육’을 강조했다.
김 교장은 이어 “예절교육은 질책보다는 칭찬과 격려를 통해 동기 부여를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지도와 관심속에서 어린 학생들의 내면화, 습관화를 통한 행동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산초 어린이 생활규범
1. 왼쪽 길로 다니며 차 조심하기
2. 공손하고 상냥하게 인사하기
3. 바른 말, 고운 말 쓰기
4. 실내에서 조용히 하기
5. 휴지 버리지 않기
6. 물건 아껴 쓰기
7. 급식예절을 잘 지키고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하기
▲김동한 교장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