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가까이 있지만 우리만 모르는 中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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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가까이 있지만 우리만 모르는 中企

  • 승인 2005-08-29 01:52
  • 이근국 기협중앙회 대전충남지회장이근국 기협중앙회 대전충남지회장
요즘 TV를 보노라면 세련된 영상과 위풍당당한 배경음악으로 국민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가 있다. 바로 중소기업 인식개선 공익광고다. 광고에는 아버지, 아들, 친구, 제자가 등장하고 로만손, 홍진HJC, 우진세렉스, 넷피아 등 모델기업이 나온다. 이어 “가까이 있는 우리는 몰라도 세계는 그들을 압니다. 말없이 대한민국을 키우는 힘 - 중소기업입니다”라는 카피가 흐른다. 우리와 친근한 인물들이 근무하는 곳이 중소기업이고 또 국내보다 세계에서 더 유명한 기업을 통해 “우리 국민은 중소기업을 2~3류, 3D기업으로 치부하지만 세계는 우리 중소기업의 우수성을 인정한다”는 내용이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중소기업이 정말 이류일까. 중소기업은 업체수의 99.8%, 종업원 수의 87.0%를 차지하며 중소제조업의 부가가치는 52.8%에 이르고 있다. 좀 더 살펴보자. 지난 5년간 대기업의 고용은 95만명이 감소했지만 중소기업은 282만명이 증가했다. 소위 고용 없는 성장시대에 중소기업은 고용창출의 핵심에 있는 것이다. 또 다산다사(多産多死), 즉 활발한 창업과 퇴출로 산업의 신진대사 촉진을 통한 경제의 역동성과 활력으로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여 산업구조 전환에 공헌했다. 이밖에도 지역사회 중심의 경영활동으로 지역균형 발전을 촉진하고 있고 중소기업의 노동소득분배율(62.3%)이 대기업(40.4%)보다 높아 소득재분배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이상과 같이 현재 국민경제상 위상을 보면 중소기업이 이류라는 국민인식은 잘못된 편견임이 드러난다.

사실이 이러한데 국민들이 여전히 중소기업을 이류라고 인식하고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기협중앙회의 ‘중소기업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경제발전기여도가 대기업보다 훨씬 더 큼에도 76.4%의 국민들은 대기업을 선호했다. 심지어는 81.9%가 자녀에게 중소기업보다는 공기업이나 대기업에 취업할 것을 권유한다고 한다. 또 한국능률협회 조사결과 기업규모별 기업존경지수는 중소기업은 24.8%인 반면 대기업은 65.3%로 국민들의 기업규모에 대한 편견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기업규모에 대한 국민들의 잘못된 편견은 중소기업 취업기피로 이어져 우수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 시키고 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지금 청년실업률이 높은데 중소기업 인력난이 계속되고 경쟁력이 약화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 중소기업들이 대내외적으로 어느 때보다 위기국면에 빠져있음은 국민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가뜩이나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로 경영활동이 위축된 데다가 규모에 대한 편견은 중소기업에 이중고가 되고 있다.

이제 우리 국민 모두가 기업규모와 관련한 모든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서 공익광고 카피처럼 세계는 다 아는데 가까이 있는 우리만 중소기업의 우수성을 폄하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대한민국을 말없이 키우는 힘도 중소기업임을 알아야 한다. 중소기업은 비전 없는 2류가 아니라 청년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일궈 나갈 수 있는 보람된 일터이기도 하다. 중소기업이 잘돼야 국민경제가 윤택해 진다. 이를 위해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는 중소기업의 자성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선 국민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개선이 절실한 이유는 “가까이 있는 우리는 몰라도 세계는 그들을 압니다”라는 카피가 여전히 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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